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의식주 문제를 두고 고민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도 골똘하다. 문제가 있다면 답도 반드시 있는 것일까. 답이 아예 없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인간의 존재나 인생에 대한 문제들이 그렇다.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핀카스 프롬(Erich Pinchas Fromm, 1900~1980)은 ...
침팬지 선생님
휘황한 불빛 속에
아름다운 달의 신화는 사라지고
하늘을 찌르는 빌딩 계곡엔
찬란한 해도 몸을 비껴 피해간다
땅을 뒤덮은 표정 없는 아파트 숲에는
가슴이 퇴화된 털 없는 원숭이
유원인(類猿人)들이 살고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더 이상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우기지 말자
저 우리 속의 ...
어린 아이 선생님
어느 외딴 바닷가 모래밭에
파도에 밀려오는 성게를 주워서
다시 바다로 던지는 어린 아이가 있었어요
지나가던 어른이 물었어요
저렇게 밀려오는 성게가 수천 마리도 넘는데
네가 그렇게 던져 봐야 달라질 게 있겠니?
아이는 또 한 마리를 집어 던지며 대답했어요
제가 던지는 한 마리라도 ...
포기하지 마라
포근한 봄볕을 즐기며
조용히 산길을 걷다가
내 속귀를 두드리는 소리에
이내 발걸음을 멈추었다
저 참나무 가지에 매달려
새 집을 마련하려는 새 친구
딱따구리가 그 딱딱한 나무를
열심히 쪼고 있었던 것이다
톡톡토독 토독톡톡...
한참을 서서 바라보다 보니
어느 새 모르스 부호가
...
금괴를 땅에 묻은 구두쇠
재물을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구두쇠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수중에 들어온 돈은 단 한품도 쓰지 않고 계속 모으기만 했습니다. 재산을 잃어버릴까 봐 항상 걱정하면서 살던 구두쇠는 그것을 땅속에 묻어 두면 도둑을 맞거나 잃어버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재산을 금괴로 ...
작은 생선을 굽듯이
거창하게 요란 떨 것 없다
미리 큰 소리 칠 일도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보인다
조용히 들어 봐야 들린다
보이지 않는 곳을 살피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어서
묵묵히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
스스로 잘했다고 공치사 할 일은 더욱 아니다
정치(精緻)하게 따지면 복잡하지만
정치( ...
어떤 바램
세상살이가 녹록치 않다
고래등 같은 저택에서
호사스럽게 떵떵거리며
그렇게 살고 싶다는 게 아니다
그저 할 일이 있고
처자식 먹여 살릴 만하고
가끔은 친구들과 소주 한 잔이라도
기분좋게 마실 수 있으면 하는 거다
머리 허옇고 허리 굽은 노인들
종일토록 버려진 종이 줏어 봐야
뜨신 국밥 ...
풍류(風流)
- 멋진 삶의 길 -
바람이 분다
물이 흐른다
바람처럼 물처럼
사람이 산다
길을 가니
길이 생기고
길이 있어
길을 또 간다
공자의 길
노자의 길
석가모니의 길
풍류 속에 있단다
세세한 내용들은
선사 속에 있다지만
생생한 모습이야
화랑도에 드러난다
도의로써 ...
스트레스가 과부화 상태일 때 액션 영화를 보면 마치 오랜 체증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듯 가슴 뻥 뚫린 시원함을 맛보게 된다.
서슬 시퍼런 칼싸움, 그 사운드만으로도 섬뜩한 총소리, 죽기 일보직전인양 피가 난자한 등장인물들... 현실이라면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에피소드들의 연속, 하지만 이런 것들이 뉴스에 등장하는 무시 ...
내일을 위하여
태양도 때론 구름에 가리우나
구름이 지나가면 더욱 밝게 빛나듯
성인 군자도 잘못을 할 때가 있지만
서슴없이 인정하고 기탄없이 고치기에
남들이 더 우러러 보게 된다
그러나 깨닫고 고칠 틈도 없이
흘러가 버린 지난 날의 잘못과 어리석음을
되새기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가올 미래를 ...
빛과 먼지
빛이 어둠에서 태어나 만물을 환히 비추지만
온 세상 구석구석을 다 비출 수 없는 것은
곧게만 나가려는 제 성질을 못 이겨서이다
보잘 것 없는 먼지가 아니었더라면 빛은 애당초
집안 구경은 커녕 처마 밖을 떠돌고만 있었을 것이다
먼지가 제 온 몸으로 품어 고집 센 빛을 달래어
가는 길을 돌려 놓고서 ...
줄탁동시(啄同時)
씨가 땅에 떨어져 싹이 날 때
그건 씨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물과 흙이 적셔주고 감싸주고
햇볕과 바람이 쬐어주고
숨을 쉬게 해준 것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 세상에 나올 때
그건 병아리 혼자서 되는 일이 아니다
어미닭이 낳아주고 품어주고
안에서 톡톡 쫄 때
밖에서 탁탁 쪼아준 것이다 ...
아끼던 암탉을 죽인 농부
암탉 한 마리를 기르는 농부가 있었습니다. 통통하고 건강한 암탉은 날마다 주인에게 크고 맛있는 달걀을 하나씩 낳아 주었습니다. 암탉이 달걀을 낳으면 농부는 맛있는 반찬을 만들었고 때로는 달걀을 모았다가 시장에 내다 팔고 다른 물건을 사기도 했습니다. 암탉이 낳는 달걀은 크고 맛이 좋아서 ...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는 크고 작은 수 많은 일들과 문제에 마주친다. 그 때마다 선택과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태해결의 노력조차 않는 이는 어찌할 도리가 없겠지만, 노력해도 어찌할 수 없는 경우는 또 어쩌겠는가?
공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말고, 오직 옳음(義)에 따라 행동하라"고 한다.
루미는 " 입을 벌린 ...
퇴계선생 묘소 묘비
憂中有樂 樂中有憂 ( 우중유악 락중유우 )
근심 가운데 즐거움이 있고, 즐거움 가운데 근심이 있다.
이 문구를 떠올리니 나의 기억은 그 옛날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다. 3학년 때이던가 양현재에서 나름 서예연습을 열심히 하면서, 문득 멋진 구절이 떠올랐다. 바로 위의 문구다. 나는 그 때 ...
출처-freedigitalphotos.net
석과불식(碩果不食)
씨과일은 먹지 않는다.
씨과일은 먹히지 않는다.
주역(周易)뱍괘(剝卦)에 나오는 말이다. 박괘는 산이 땅 위에 붙어 있는 상을 취하고 있다. 음(陰)이 다섯인데 양(陽)은 맨 위에 하나 뿐이다.
이는 소인들이 득세하여 판을 치는데도, 군자 한 사 ...
출처-freedigitalphotos.net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잘못되거나, 어려운 일을 당할 경우, 그 원인과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원인은 자신에게 있거나, 스스로가 제공한 것이다.
물론 불공평한 제도나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으로 생겨나는 소외와 갈등까지 ...
어제 아침에 한 친구 케익 선물, 똥 선물 얘기를 보내왔는디,
이걸 보고 다른 친구가 멋진 법문을 냈더라.
이 얘기에 감발되어 소산이 장자의 말을 빌어 한 수 지어 봤겄다.
시방세계 벗님네들아!
이 내 말씀 들어보소.
훌륭하신 "거울" 스승님을 본받아
아상(我相)도, 간택(諫擇)도, 집착(執着)도
훨훨 ...
사랑은 생명의 본질이다.
감응은 사랑의 기술이다.
모든 것은 감응해야 한다.
천지가 감응하여 만물을 낳고, 남녀가 교감하여 아이를 낳고, 성인이 감화시켜 세상을 바꾼다.
시인은 신에 감응하여 존재를 해석하고, 음악가는 소리에 감응하여 천지를 울리고, 화가는 빛과 색에 감응하여 만물을 그려낸다.
사랑, 그 아름다운 ...
세상은 바쁘게 돌아간다.
세상이 바쁜 게 아니라, 사람들이 바쁜거다.
몸이 바쁜 게 아니라, 마음이 바쁘는 것이다.
서두르는 것이다. 조급한 것이다.
무슨 일이든 빨리 끝내려 하고, 무엇이든 마구 가지려 한다.
공자는 말한다. "속히 하려 하면 이룰 수 없고, 작은 이익을 탐내면 큰 일을 해낼 수 없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