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냥, 그대로를 비추니까요

소산 / 기사승인 : 2014-02-27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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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 한 친구 케익 선물, 똥 선물 얘기를 보내왔는디,
이걸 보고 다른 친구가 멋진 법문을 냈더라.
이 얘기에 감발되어 소산이 장자의 말을 빌어 한 수 지어 봤겄다.
시방세계 벗님네들아!
이 내 말씀 들어보소.
훌륭하신 "거울" 스승님을 본받아
아상(我相)도, 간택(諫擇)도, 집착(執着)도
훨훨 털어 버리고
여여(如如)하게 본마음으로 살아갑시다그려!



거울

거울엔 내가 없어요
모든 걸 다 비춰 주지만
자신을 비춰 드러내진 않지요

거울은 치우침이 없어요
꽃이든 똥이든 가리지 않고
그저, 그냥, 그대로 비춰 주지요

거울은 얽매임이 없어요
오는 것 나아가 마중도 않고
가는 것 따라가 배웅도 않지요

거울은 쌓아둠이 없어요
누구든 무엇이든 응해주지만
지나가면 모두 다 잊어버리지요

거울은 지는 일이 없어요
누군가 거울을 깨어버려도
깨진 대로 그를 다시 비추니까요

거울은 결코 다치지 않아요
속상해 하는 일도 전혀 없어요
그저, 그냥, 그대로를 비추니까요

소산


〈관련고전〉

ㅇ 至人之用心若鏡 不將不迎 應而不藏 故勝物而不傷 (莊子應帝王 )
지인지용심약경 불장불영 응이불장 고승물이불상 (장자응제왕 )

지극한 사람의 마음씀은 거울과 같아서, 가는 것을 따라가 배웅하지도 않고, 오는 것을 나아가 맞이 하지도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비춰주되 마음에 담아 두는 일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것에 따라 응하면서도 정작 자신을 상하는 일은 없는 것이다.

ㅇ 哀公問 弟子孰爲好學 孔孑對曰 有顔回者好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矣 未聞好學者 (論語雍也 )
애공문 제자숙위호학 공혈대왈 유안회자호학 부천노 불이과 불행단명의 미문호학자 (론어옹야 )

노(魯)나라 애공이 물었다. "제자 중에 누가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안회라는 친구가 배우기를 좋아했지요. 그는 화(분노)를 다른 데로 옮기지 않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불행히 단명하여 죽었고, 이제는 배우기 좋아하는 자를 들어보지 못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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