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을 가진 한계효용

EK BOOK / 기사승인 : 2014-03-11 17: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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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던 암탉을 죽인 농부




암탉 한 마리를 기르는 농부가 있었습니다. 통통하고 건강한 암탉은 날마다 주인에게 크고 맛있는 달걀을 하나씩 낳아 주었습니다. 암탉이 달걀을 낳으면 농부는 맛있는 반찬을 만들었고 때로는 달걀을 모았다가 시장에 내다 팔고 다른 물건을 사기도 했습니다. 암탉이 낳는 달걀은 크고 맛이 좋아서 특별히 비싼 값에 팔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농부는 문득 욕심이 생겼습니다.
‘암탉이 달걀을 하루에 한 번밖에 낳지 않아 달걀 반찬을 하루에 한 번밖에 먹을 수가 없네. 그리고 며칠씩 모아야 겨우 내다 팔 정도 밖에 안 되잖아. 암탉이 알을 좀 더 많이 낳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농부는 결국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먹이를 두배로 주면 달걀도 두 배로 많이 낳을 거야.”
농부는 암탉 먹이의 양을 두 배로 늘렸습니다. 그러자 암탉의 몸은 금방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흐흐흐, 이제 몸이 불어났으니까 알도 많이 낳겠지?”
농부는 흐뭇한 마음으로 암탉이 여러 개의 알을 낳기만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살이 찐 암탉은 병에 걸려 하루에 하나씩 낳던 알도 낳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끼던-암탉을-죽인-농부


만약 이 농부가 경제 원리를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이런 결과는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군요. 경제학에는 ‘한계원리’라는 게 있습니다. 합리적인 소비와 생산을 결정할 때 쓰이는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한계는 ‘가장자리’ 또는 ‘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서 마지막 추가분을 뜻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한계 원리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배가 고플 때는 피자를 정신없이 먹기 시작하지만 두 조각, 세 조각째 먹게 되면 먹는 즐거움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효용’이라는 경제 용어가 있습니다. 어떤 물건을 소비할 때 얻어지는 만족감을 뜻합니다. 따라서 한계효용은 마지막 추가분의 효용을 의미하죠.
이제부터 한계효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한 병 줬다고 합시다. 첫 모금은 정말 시원하겠죠. 갈증이 한 순간에 확 날아가 버리는 기분이 들 겁니다. 두 번째도 역시 좋지만 첫 번째만은 못합니다. 세 번째는 두 번째보다 못하고요. 물을 반병쯤 마셨을 때에야 갈증이 풀립니다. 갈증이 풀리는 이때, 물로부터 얻은 만족감은 최고가 됩니다. 여기서 더 많이 마시면 배가 부르고 불쾌감이 느껴집니다.
물을 마시는 것의 만족도, 즉 물의 효용을 수치로 표현해 봅시다. 예를 들어 첫 모금을 5, 둘째 모금은 4, 셋째 모금은 3 그리고 네 번째 모금은 0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계효용은 마지막 추가분의 효용이므로 첫 모금일 때는 5, 둘째 모금까지 4, 셋째 모금까지 3, 네 번째 모금까지 0이 됩니다. 다시 말해 마지막 모금까지의 전체 효용은 이들 전부를 합친 12(5+4+3+0)가 되지만 한계 효용은 0이 됩니다. 따라서 한계효용이 0이 될 때 물에서 얻는 만족감이 최대가 되고 그 이후로는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죠. 다섯 번째 물을 들이켤 때는 마시는 것으로부터 얻는 기쁨보다 불쾌감이 더 커지게 됩니다.



‘0’일때 가장 만족스러운 한계효용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한계효용이라는 것은 갈수록 줄어듭니다. 이를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효용을 그래프로 그려 보면 둥근 산 모양의 포물선이 되고 한계효용은 그 곡선의 어느 한 점의 접선 기울기가 됩니다.
한계효용

정해진 소득 안에서 소비를 할 때 이처럼 한계 효용이 0이 되는 순간까지가 합리적인 소비 생활이고 그 이상은 낭비가 되는 겁니다.
다시 농부와 암탉 이야기로 돌아가 보죠. 암탉에게는 먹이가 두 배로 늘었을 때의 한계효용은 마이너스였습니다. 한계효용이 0일 때, 즉 암탉의 만족감이 최대인 경우는 먹이가 두 배가 되기 전으로 농부는 그 양에 맞춰 암탉에게 먹이를 주어야 했습니다.



이솝경제한계효용 균등의 법칙

한계효용 이론에서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뿐 아니라 또 하나의 중요한 법칙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여러 가지 물건을 구입할 때 각 물건에 대한 한계효용이 같도록 하는 것이 천체 효용을 가장 크게 한다는 것으로, 이것을 ‘한계효용 균등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효용을 최대로 하는 행위는 뷔폐식당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갈비를 먹는다고 합시다. 첫 번째 갈비는 매우 맛있습니다. 두 번째 갈비는 그런대로 맛있습니다. 세 번째 갈비는 그냥 입맛에 맞는다고 느끼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따라 갈비로부터 얻은 한계효용은 감소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갈비의 한계효용은 옆에 놓인 치킨의 한계효용보다 작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갈비만 먹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갈비 맛의 효용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순간 우리는 치킨을 먹기 시작합니다. 치킨에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성립하고, 치킨의 한계효용이 샐러드의 한계효용보다 작아질 때 샐러드를 먹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각각의 음식으로부터 얻는 한계효용이 같아질 때까지 갈비와 치킨, 샐러드를 먹고 뷔폐식당을 이용하면서 얻는 효용을 가장 크게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한계효용 균등의 법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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