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잘못 없을까＂...′솔로몬의 위증′ 명대사 화제

"우린 잘못 없을까"...'솔로몬의 위증' 명대사 화제: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12-19 11:58:32

미야베 미유키 원작 소설을 바타으로 한 드라마'솔로몬의 위증'이 방송 2회만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jtbc 방송화면)

[한스타=서기찬 기자] '내 친구는 왜 죽었을까?'
청소년 법정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이 현실을 반영하는 명대사로 화제다.

일본 추리소설 대가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JTBC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연출 강일수, 극본 김호수, 제작 아이윌미디어)은 16일 첫 방송된 이후 단 2회만에 청소년 및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탄탄한 원작이 중심이 돼 치밀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킨 대본, 파격과 배우들의 열연,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한 사건부터 아이들의 일상까지 자유자재로 엮어낸 연출 등이 어우러져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현실적이면서도 아이들의 심리와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한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의 심금을 움켜잡은 ‘솔로몬의 위증’의 명대사·명장면을 선정했다.

▣ “살기 싫은 거랑 이렇게 살기 싫은 건 다르다”
갑작스러웠던 이소우(서영주 분)의 죽음 이후 정국고는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했지만 아이들의 일상은 균열을 일으키고 있었다. 소우의 죽음을 처음으로 목격한 배준영(서지훈 분)은 아픈 현실에서의 도피를 꿈꾸며 죽음을 결심하고, 건물 옥상위로 올라갔다. 준영을 찾아 달려온 고서연(김현수 분) 역시 흔들리기는 마찬가지. 서연은 “사람이 그냥 그렇게 끝나 버린다는게 얼마나 무섭고 서러운 일인데”라며 “지금 힘들 수 있지만 시험 칠 때 한 두 문제 풀고 점수 아는 거 아닌 것처럼 우리가 몇 점짜리 인생인지 아무도 모른다”며 배준영을 만류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우리 아직 열여덟 살 밖에 안됐는데 왜 죽어야 돼?”라며 “살기 싫은 거랑, 이렇게 살기 싫은 거랑은 다르대. 그냥 괜찮아 진다고 믿어봐”라며 위로했다. 고작 열여덟이 나눈 대화 안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었다.

▣ “소문이 아니라 진실이 중요” vs “가만히 있으라고? 이소우가 왜 죽었는지 우리가 밝히겠다.”
최우혁이 이소우를 죽였다는 고발장에 대한 자극적인 보도로 학교를 파국으로 몰아간 박기자(허정도 분)가 후속 취재를 위해 찾아오자 서연은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박기자는 “소문 너무 믿지마. 그러다 중요한 현실을 놓친다. 내가 방송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소우가 왜 죽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라며 정곡을 찔렀다. 서연이 “왜 우리한테만 가만히 있으라고 하느냐”고 항변하자 박기자는 “너희 나이에는 가만히 있는게 유리하다. 어른 도움 없이 뭘 할 수 있느냐”고 날카롭게 받아쳤다. 이에 서연은 “우리 반에 빈 책상만 네 개에요. 그게 어른들의 보호고 도움이에요?”라고 반문하며 “우리도 할 수 있어요. 이소우가 왜 죽었는지 우리가 밝혀내면 되잖아요”라고 선언했다.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이자 드디어 진실을 향해 가는 아이들의 한걸음이었다.

▣ “아무것도 모르는 척 가증 떨던 위선자”
최우혁이 이소우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이주리(신세휘 분), 함께 고발장을 보낸 박초롱(서신애 분), 고발장을 받은 고서연은 끝이 어디인지 모르고 달려가는 사건의 연속에서 불안한 심리상태를 드러냈다. 이주리는 박초롱의 교통사고 이후 고발장의 발신인임을 의심하며 찾아온 고서연에게 “일 커지니까 관심 갖는 거 비겁하다. 진작 나서주지 그랬어. 믿었던 친구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척 가증을 떨어대니 초롱이가 무서워했다”며 위선자라고 비난했다. 고발장을 보낸 이주리도 사건들이 주체할 수 없이 커지자 불안함을 떨치지 못했다. 이주리는 초롱의 병실을 찾아가 “미안하다”면서도 “그냥 이대로 다 짊어지고 가면 안 돼?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며 눈물을 흘렸다. 결국 이주리는 스트레스와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다.

▣ “우리는 정말 아무 잘못 없을까?”
이소우의 죽음이 불러온 나비효과는 정국고 전체를 뒤흔들었다. 박초롱은 혼수상태에 빠졌고, 이주리는 실어증에 걸렸다. 아이들은 상처받고 있었다. 부담으로 눈물을 흘린 고서연이 고발장을 받았음을 알아챈 배준영은 “니 마음 다 알 것 같다”며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내 주변이 망가지면서 숨통 조여 오는 기분 아냐? 너도 그랬을 것 같아서”라고 위로했다. 서연은 “정말 우리는 아무 잘못 없을까?”라고 반문했다. 최우혁과 싸운 후 학폭위에 불려가야 했던 이소우를 외면했고, 고발장을 받고도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부모님의 말에 그저 가만히 있었던 서연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자 변화의 시작이었다.

▣ “데이터는 포맷하고, 글씨는 지우면 되지만 머리에 든 기억은 어떻게 지워야 할까요?”
정국고 폭군 최우혁과 크게 싸운 이소우와 정국재단 법무팀장 한경문(조재현 분)의 대화는 평범해 보이지만 많은 비밀을 내포하고 있었다. 금수저 최우혁과의 싸움 때문에 이소우만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이야기를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모두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며 강제 전학을 권하는 한경문에게 이소우는 “컴퓨터 데이터는 포맷해 지우고, 공책 글씨는 지우개로 지우면 되는데, 사람 머리에 든 기억은 어떻게 지워야 할까요? 제가 정국고를 떠나면 다 끝날 거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두 사람이 무언가 비밀을 공유하고 있다는 암시였다. 한경문의 제안을 거절한 이소우는 진실을 은폐하는 학교와 어른들을 향해 욕설을 날린 후 학교를 떠났고, 한경문은 그 모습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지켜봤다. 두 사람의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서늘한 긴장감을 높인 이 장면은 앞으로 펼쳐질 사건이 심상치 않음을 예고하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친구의 죽음에 대해 누구하나 해답을 주지 않는 위선 가득한 어른들의 세상에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선전포고를 날린 아이들이 ‘교내재판’을 통해 스스로 진실을 추적해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눈 뗄 수 없는 긴장감과 깊은 감동을 선사할 ‘솔로몬의 위증’은 매주 금, 토요일 저녁 8시 30분 JTBC에서 방송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