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스케치] '안개 야구' 타자가 친 공이 안보여

조성호 / 기사승인 : 2014-12-02 09: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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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타=조성호 기자] 지난 29일 연예인 최강 야구팀 조마조마가 국회 블루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과 한스타 야구봉사리그 더블헤더 경기를 가졌다. 조마조마가 국회 블루스와의 첫 번째 경기를 마치고건보와 두 번째 경기를 시작할 때야구장엔 서서히 안개가 깔리기 시작했다.경기 초반 안개의 농도는 게임을 하는데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정도면 게임 할만하지" 1회초 건보와의 두 번째 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전한 정보석이 역투하고 있다.


"단장님 나이스~" 1회초가 끝난 후 덕아웃으로 향하는 정보석(왼쪽)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심현섭 감독.




2회말이 되자 사정이 달라졌다.점점 짙어진 안개는경기를 방해하기 시작했다. 외야수는타자가 친 공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됐다. 이에 양팀은 3회초1사 2루 상황에경기를 잠시 중단하고경기의 지속 여부를 상의했다. 양 팀 감독은 "우선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며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장에 안개가 자욱하다. 야구장에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경기가 진행되고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까요?"건보 민충기 감독(왼쪽)과 조마조마 황인성이나와 경기 지속 여부에 대해 상의하고 있다.


"스케줄 맞춰서 어렵게 왔는데..계속 해야할텐데.."마운드에서 결론이 나오기를 기다리는정보석.


"흐릿하지만 보이긴 한데 야구는 계속 해봐요" 심현섭 감독의 말에 정보석이 미소를 보이고 있다.


"위치로~!" 조마조마 수비수들이 다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고 있다.


"내가 여길 어떻게 왔는데! 제대로 해보고 가야지~" 정보석이 경기가 재개되고 다시 투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3회초 더욱 심해진 안개 때문에 조마조마 중견수 김태우가 자신 쪽으로 향하는 타구를 제대로 보지 못해 놓쳤고 건보 타자는 행운의 2루타를 만들었다.건보 타자도자신이타격한 공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우스운 광경이 벌어졌다.잠깐 시간이 흐른 사이외야 뿐만이 아니라 내야에서도 타자가 친 공이 보이지 않을 정도에 이르렀다.카메라에서거리가있는 선수들은 사진이 뿌옇게 찍힐 정도였다. 결국 경기를 지속하기로 합의한지 5분만에 다시 경기를 중단했다.

"제가 친 공도안보였어요" 2루에 나가 있는 건보 타자(왼쪽)가 경기가 어려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만해야겠지?" 경기 중단을 결정한 심현섭 감독.




"거기 누가 있니? 경기 중단할거야" 심현섭 감독(가운데)이 흐릿하게 보이는 우익수를 향해 말하고 있다.


"아... 아쉽네 정말" 양팀 선수들이 심판을 향해 모이고 있다.


"쟤가 막 허우적 거렸어~너무 웃겨~" 성대현이 조금 전 상황을 이야기하며 크게 웃고 있다.




하지만 양팀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그라운드에 모두모인 양 팀 선수들은 이대로 경기를 끝내기는 아쉽다며 15분후 상황을 보고경기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심판님, 우리는 조금 기다려보고 더 하고 싶습니다!" 양팀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심판의 말을 듣고 있다.


"15분 정도만 두고보고 다시 결정하시죠?" 합의하고 있는 양팀 선수들.




안개 덕(?)에 양팀 선수들은잠시 중단된15분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건보 선수들은 조마조마의 정보석, 심현섭과 기념 촬영을 하며 즐거워했다.특히 정보석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건보 선수들 전원이정보석을 둘러싸고 줄을 서서 차례대로 사진을 찍는풍경이 벌어졌다. 정보석은 친절하게 일일히 사진 촬영에 응했다.

"같이 경기하게 돼서 영광이에요"


"줄서~너 대기 번호표 뽑았어?"


"내가 마지막인데 다 찍어주시려나?"




조마조마 덕아웃에서는 이 날 팀 후원자인 탑건설 권중환 회장의생일을축하하기 위해 케익을 들고축하 노래를 부르는'깜짝쇼'가 펼쳐졌다.

"스마~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조마조마.


"케익을 얼굴에 묻혀줘야 제대로죠"




15분이 지난 뒤 모두의 바램을 알아준 듯 안개가 많이 걷혀져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20여 분이 흐른 4회초 건보의 공격 도중진한 안개가다시야구장을 뒤덮었다. 3회초 상황보다 더 안좋아진 것. 내야수는 타자가 서 있다는 것만 간신히 보일 뿐, 움직임조차 볼 수 없었다. 타자들이 맞히기만 하면 안타가될 수 있는상황이었다. 이 순간부터계획하지 않은'코미디 쇼'가 벌어졌다. 유격수를 보고 있던 조마조마 성대현은 투수 정보석에게 "아직방금 전좌타자에요?"라고 물으며 타석에 누가 들어서 있는지도 몰랐다.

야구장에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유격수 성대현이 희미하게 보인다. 야구장에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유격수 성대현이 희미하게 보인다.


"타석에 누가 있긴 한거야? 뭐가 보여야 알지" 정보석에게 질문하는 유격수 성대현이 카메라와비교적 가까운 거리임에도 잘 찍히지 않는다.




건보의 타자들이 공을쳤을 때공의 방향을보게 된내야수들은타구방향을알려주기 바빴다. 특히 외야수는안타와 파울도 구분하지 못했고 공이 맞는 소리만 들리면 "어디야! 어디?"라고 소리쳤다.안타가 나오면수비수들은 공을 잡는게 아니라 바닥 어딘가에 있을 공을 찾기에 정신이 없었다. 또한투수와 내야수들도 공이어디가는 지겨우겨우파악했다.또한외야 수비들의 위치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는 4회까지 하기로 결정해 중단하지 않고 계속 됐다.

안개 속에서 끝까지 투구하는 정보석. 투구하는 정보석의 뒤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안개 속에서 끝까지 투구하는 정보석. 투구하는 정보석의 뒤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앗! 공이 저 쪽으로 간 것 같은데!" 타구가 날아간 방향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정보석.




공격을 하고 있던건보 팀의 상황도 그닥 다를 바가 없었다. 공의 위치를모르니 제대로 주루 코치가 제대로 조언을 할 수 없었던 것. 너나 할 것없이양 팀 모두하얀 안개 속에 감춰진 하얀 야구공을 찾기에 정신 없었다.그 덕에공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홈으로 들어가던 건보 주자를 여유롭게 잡아내며 아웃 1개를 늘리는 행운도 있었다.

선수 뿐만이 아니었다. 심판도 타격한 공이 어떻게 됐는지 알지 못했다. 주변 선수들의 말과 행동에의지할 수 밖에 없어상당히난감해 했다.이에 조마조마 덕아웃은"공이 외야로 나가면 그냥 공 잡았다 그래! 어짜피 심판도 몰라!"라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공이 맞기만 하면 안타가 되고 안타가 된 공은 제대로돌아올 줄을 모르니 투수인 정보석은 침이 말랐다.마운드에 진중한 모습으로 일관하던 정보석도어쩔 수 없는 실수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좋은 플레이에는크게 환호를 했다. 시간이 지나 잠시 안개가 약간 걷히긴 했지만 어려움은 여전했다.



"아니 이 상황에 어떻게 공을 봤어~!? 그런데 내 손은 보이니?!" 수비수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정보석.


"아이고~ 또 안타네...." 정보석이 타구를 바라보며 애를 태우고 있다.


"우와! 나이스!나이스!" 가까스로 공을 잡아낸 포수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정보석.


"포수는 보고 던지시는 거죠?" 심현섭 감독이 정보석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고 있다. 두 사람이 하얀 배경지를 놓고 광고사진을 찍고 있는 듯 하다.


"믿을건 나 밖에 없구나~내가 뭔가 보여주겠어~"




10-3으로 여유롭게 리드하고 있던 조마조마는4회초 안개로 인해4개의 안타(?)를 내주며10-6까지 추격 당했다. 2사 1-3루에 4점차였지만 조마조마는어떻게 될 지 모르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양팀의 마음이 '조마조마'한상황에 건보 4번 타자가등장했다. 이 때 1루에 있던 박광수는 "외야에서 있을 필요가 없잖아? 그냥다 내야로 내려와"라고 말했다. 이에 조마조마는 한명만의 외야수를 둔 채 전원 내야수비를 펼쳤다.타격 한 공은다행히유격수 앞으로정직하게굴러가며 경기가 종료 되었다. 공의 방향을 알 수 없는'안개 속의 안개 속' 경기에서 조마조마가 결국 승리의 기쁨을 안았다.

"아니...잠깐...지금 외야수가필요한가?" 1루수 박광수가 외야를 바라보고 있다.


"얘들아~ 너네 다 내야로 나와~ 어디 있니? 오고 있는거지?"


"우리가 LA다저스처럼 하게 되다니" 한 명을 제외한 전원 내야수비를 펼치는 조마조마.


"앗! 작전이 딱 맞다니! 광수 형 공 잘 받아요~" 건보 타자의 유격수 앞 땅볼을 1루로 던지고 있는 성대현.


"아이고~ 고생 많았습니다~" 심현섭 감독(오른쪽)과 정보석(왼쪽), 황인성(가운데)이 경기가 종료된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저희도 이런 야구는 처음 해봐요~서로 고생했네요~" 경기 종료 후 양팀 선수들이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아~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었어~" 덕아웃으로 향하며 밝게 웃고 있는 조마조마.


"나도 이런 야구는 처음 봤어~" 이종원이 경기 상황을 떠올리며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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