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고전읽기] 지나친 관심은 역효과

소산 / 기사승인 : 2014-10-15 09: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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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무관심





살아가며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그 속에서 일어나는 끝없는 사건들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고

이 일을 어찌 풀어야 할까



무슨 일이든 기필하지 말자

기필하는 순간 몸과 마음이 굳어진다

굳어지면 순리대로 풀 수가 없다



누구든 무심코 지나치지 말자

관심을 갖는 순간 사람이 보인다

사람이 보이면 사랑은 시작된다



무엇이든 억지로 조장하지 말자

무관심은 나의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지만

지나친 관심은 남의 삶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언제나 일은 있고 또 사람이 있는 법 있는 대로 보고, 오는 대로 느껴보자

사랑으로 대하고 진심으로 풀어보자

사람도 일도 모두 내 안에서 꽃 피우리



2014.10.8. 소산

〈관련고전〉

o 必有事焉而勿正 心勿忘 勿助長 無若宋人然...(『孟子』 公孫丑)

필유사언이물정 심물망 물조장 무약송인연...(『맹자』 공손축)

반드시 일이 있다고 해서 기필하지 말 것이며, 마음으로 잊지도 말고, 조장하지도 말아서, 송나라 사람처럼 하지 말지어다.....

ID-100213517

*****

이는 원래 맹자가 그의 제자인 공손추와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방법을 얘기하다가 나온 이야기이다. 지극히 크고 지극히 강건한 기운인 호연지기는 도(道)와 의(義)에 부합되는 것으로, 이는 의(義)가 모여져서 생겨나는 것이지 갑작스레 취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맹자는 말한다.

우리가 살아감에 반드시 무슨 일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결과를 미리 예단하거나 기필하지 말라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한 댓가로 얻어지는 그런 결과이어야지, 꼭 어떤 성과를 이루겠다고 기필하게 되면, 그 과정에 부정이 개입되거나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오늘날 부모들의 자녀교육과 관련해서도 좋은 가르침을 준다. ‘마음에 잊지 말라’는 말은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요즘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교육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무관심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프랑스의 문인 로망 롤랑은 “병든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죽어가는 여인, 죽어가는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잊혀진 여인”이라고 했다. 관심은 사랑이다. 그러나 그 관심이 지나치면 역효과를 가져 온다.

그것이 바로 ‘조장’(助長)이다. 조장이란 문자 그대로 ‘자라는 것을 도와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말은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으로 많이 쓰인다. ‘좋지 못한 분위기나 행동을 부추긴다’거나, 혹은 ‘속성(速成)으로 무엇을 이루려다 오히려 망친다’는 그런 뜻으로 말이다.

맹자는 “송나라 사람처럼 하지 말라.”고 하면서 기막힌 비유를 들고 있다. 어떤 송나라 사람이 들에 나가 보니, 자기 논에 심어 놓은 모가 남의 논의 것보다 작게 느껴져서, 그것을 쭉쭉 뽑아 키를 키웠다는 이야기이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뻔한 일이다. 다 말라 죽었을 게 아닌가?

여기서 ‘알묘조장’(苗助長) 즉, “싹을 뽑아서 자라는 것을 돕다.”라는 성어가 나왔다. 세상에 이 이야기를 듣고 비웃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현대판 송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믿고 싶지 않지만, 영어발음을 잘하게 하려고 아이의 혀를 길게 늘이는 수술을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무슨 일이든 기필하지 말고, 마음에 잊지도 말되, 결코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맹자의 말씀이 오늘에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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