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읽기] 효도-형제간 우애있게 사는 것

소산 / 기사승인 : 2014-10-24 13: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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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형제는 한 울타리에
빙 둘러 심겨진 나무들
저마다 제자리에서 자라나
제각기 원하는 대로 뻗어간다

저 혼자 고운 잎을 틔우고
저대로 멋진 줄기와 가지를 펼친다
저다운 예쁜 꽃을 피우고
저만의 탐스런 열매를 맺는다

가끔은 지가 옳다 우기기도하고
더러는 저 잘났다 뻐기기도 한다
때로는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이내 풀어져 다시 하나가 된다

기쁘고 좋을 땐 누구나 다 친구지만
어렵고 힘들 땐 결국 형제만이 남는다
그건 눈에 띄는 잎과 꽃, 줄기와 가지가 아니라
보이지 않지만 끈끈하게 이어진 뿌리 때문이라

소산



〈관련고전〉

常(당체)

常之華 鄂不(당체지화 악불위위)
凡今之人 莫如兄弟(범금지인 막여형제)
死喪之威 兄弟孔懷(사상지위 형제공회)
原矣 兄弟求矣(원습부의 형제구의)
在原 兄弟急難(척령재원 형제급란)
每有良朋 也永歎(매유양붕 황야영탄)
兄弟于牆 外禦其務(형제투우장 외어기무)
每有良朋 烝也無戎(매유양붕 증야무융)
喪亂旣平 旣安且寧(상란이평 기안차영)
雖有兄弟 不如友生(수유형제 불여우생)
爾豆 飮酒之(빈이변두 음주지어)
兄弟旣具 和樂且孺(형제기구 화락차유)
妻子好合 如鼓瑟琴(처자호합 여고슬금)
兄弟旣翕 和樂且湛(형제기흡 화락차담)
宜爾家室 樂爾妻帑(의이가실 악이처노)
是究是圖 亶其然乎(시구시도 단기연호)

(『詩經』小雅 )

아가위나무꽃

뒷동산의 아가위꽃 울긋불긋 피었네
세상사람 많다한들 형제만한 이 없다네
죽을 고비 닥쳤어도 형제는 서로 생각하고
끔직한 일 당할수록 형제들은 구해주지
할미새 초조하니 형제 어려움 당했어라
좋은 벗 있다지만 탄식하며 바라만 볼 뿐
집안에선 싸우지만 밖에서는 함께 막아주네
좋은 벗 있다지만 정작 급할 땐 도움 안 돼
어려운 일 해결되어 편한하고 안정되면
비록 형제 있다 하나 벗들만도 못하다하네
성찬을 갖춰 놓고 흡족하게 마실 때도
형제가 다 있어야 화목하여 행복하고
처자가 화합하여 멋진 음악 연주해도
형제간에 우애 있어야 그 더욱 기쁠지니
온 집안이 편안하고 처자가 즐겁도록
노력하여 구한다면 진실로 그러리라

(『시경』소아 )

형제 출처-freedigitalphotos.net




일상의 삶에서 사람들의 행동이나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의 삶은 관계의 연속이다. 그 중에 형제와 친구는 참으로 중요한 관계이다. 모두 소중하기에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선후본말(先後本末)과 친소후박(親疎厚薄)을 따지면 형제가 먼저다. 형제는 부모라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난 동기(同氣)이고, 친구는 우연히 만나 의기가 투합된 동지(同志)이고 동류(同類)이다. 때론 형제애보다 더 진한 우정도 있지만, 보통은 우정이 아무래도 형제애만 하랴?

내 부모에게 효도하지 못하면서 남의 부모에게 잘하는 이 없듯이, 내 형제에게 못되게 굴면서 다른 사람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으랴?
한가위 밝은 달 아래 형제들이 다 모여 모여 즐겁게 먹고, 마시고, 정겨운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도 행복해 보여 이 글을 쓴다.
효도가 별것이겠는가? 부모를 즐겁게 해드리는 것이지. 부모를 즐겁게 해드리는 것은 나와 내 가족이 건강하게 잘 사는 것, 그리고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는 것. 이보다 더 큰 것이 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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