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합의 판정 2주째···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남우주 / 기사승인 : 2014-08-05 16: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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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후반기부터 심판 합의 판정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에서 6회초 넥센 이성열이 문동균 구심의 삼진 판정에 어필하고 있다.(뉴스1) 프로야구 후반기부터 심판 합의 판정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에서 6회초 넥센 이성열이 문동균 구심의 삼진 판정에 어필하고 있다.(뉴스1)


(서울=뉴스1) 2014 프로야구 후반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심판 합의 판정 제도가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반기 잦은 오심 논란이 일자 후반기부터 심판 합의 판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합의 판정 대상으로는 △홈런·파울에 대한 판정 △외야타구의 페어·파울 △포스·태그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야수(파울팁 포함)의 포구 △몸에 맞는 공 등 총 5가지다.

지난 달 22일부터 프로야구는 후반기에 돌입했다. 4일까지 42경기가 열린 가운데 총 19번 합의 판정이 요청됐고 8번 판정이 번복됐다.

첫 합의 판정 요청은 7월24일 대전 NC-한화전에서 나왔다. 4회초 NC 나성범의 타구가 우측 폴을 맞고 떨어졌고 1루심이 홈런을 선언했다.

하지만 한화는 합의 판정을 요청했고 1루심, 심판팀장, 주심, 경기운영위원 등 4명은 리플레이로 타구를 확인했다. 결국 나성범의 타구는 폴이 아닌 폴 옆 그물망 연결고리에 맞은 것으로 확인돼 파울로 판정이 번복됐다.

△최다 성공 김응용, 최다 실패 송일수

합의 판정이 실시된 지 2주가 지난 현재 가장 많은 판정 번복을 이끌어낸 감독은 김응용 한화 감독이다. 김응용 감독은 총 3번 합의 판정을 요청해 2차례 판정을 뒤집었다.

첫 합의 판정 번복의 주인공인 김응용 감독은 지난 달 26일 KIA 김다원의 홈 쇄도 과정에서 세이프가 선언된 것과 관련해 2번째 합의 판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지난 달 30일 한화 정근우는 3회초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심판은 최초 아웃을 선언했지만 김응용 감독은 합의 판정을 요청, 판정 번복을 이끌어냈다.

반면 송일수 두산 감독은 총 6차례 합의 판정을 요청, 9개 구단 감독 중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단 1차례도 판정 번복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송일수 감독은 7월29일 첫 합의 판정을 시도했다. 민병헌의 큼직한 타구가 펜스를 맞고 나오자 송일수 감독은 홈런이 아니냐며 합의 판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병헌의 타구는 2루타로 판정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일 송일수 감독은 한화 조인성의 홈런에 대해 합의 판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조인성의 타구도 합의 판정 결과 홈런으로 드러났다.

류중일, 염경엽, 김경문, 김시진, 양상문, 선동열 등의 감독들은 적어도 1차례 합의 판정을 요청, 모두 판정 번복을 이끌어냈다. 9개 구단 감독 중 한 차례도 합의 판정을 요청하지 않은 감독은 이만수 SK 감독이 유일하다.

△ 결정적 합의 판정, 승부 가른다

총 19번의 합의 판정 중 판정 번복이 이루어진 것은 8번이다. 그 중 합의 판정을 요청한 팀이 승리를 챙긴 경우는 모두 4차례(7월 25일 NC-삼성전 두 팀 모두 합의 판정으로 번복 성공)다.

7월 27일 넥센 유한준은 SK와의 경기에서 1회초 1루 땅볼로 아웃됐다가 합의 판정 끝에 세이프로 번복됐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가 3점 홈런을 때려냈고 결국 넥센이 10-6으로 승리했다.

LG 역시 합의 판정으로 결정적인 점수를 뽑고 넥센을 물리쳤다. 4일 1점 차로 불안하게 앞서가던 LG는 5회말 1사 2, 3루에서 채은성의 타구가 중견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졌다. 3루에 있던 박용택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지만 2루 주자 이병규(7번)는 홈에서 아웃됐다. 타이밍은 비슷했지만 이병규가 홈을 터치하지 못했다는 심판진의 판단이었다.

이에 양상문 LG 감독은 합의 판정을 요청했고 심판은 비디오 판독 후 세이프를 선언, 판정을 번복했다. 합의 판정 요청 성공으로 LG는 3점 차로 점수차를 벌렸다. 결국 LG는 6-4로 넥센을 물리쳤다.

△30초룰 딜레마…그래도 긍정적

KBO는 합의 판정 제도를 시행하면서 경기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0초룰을 시행하고 있다. KBO는 이닝 중간에 신청할 경우 심판 판정 후 30초 이내, 경기가 종료되는 아웃 카운트와 이닝의 3번째 아웃에 대해서는 판정 후 10초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KBO가 정한 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30초 또는 10초 안에 리플레이 화면을 본 후 합의 판정을 요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30초룰을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도 많지만 억울한 상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합의 판정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도 많다. 판정에 의해 경기가 좌지우지되지 않고 억울한 경우 판정 번복 여부와 관계없이 심판진에 어필할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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