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3년연속 30홈런... 역대 몇번째?

서 기찬 / 기사승인 : 2014-07-12 07: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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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4번째로 3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한 넥센 박병호.(뉴스 1) 역대 4번째로 3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한 넥센 박병호.(뉴스 1)


[뉴스1] 누가 뭐라 해도 박병호(28·넥센 히어로즈)는 국내 최고의 ‘4번 타자’다. 박병호는 3년 연속 30홈런을 때려낸 역대 4번째 주인공이 됐다. 부진을 씻기 위한 휴식 덕을 보기도 했지만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건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구단과 아낌없는 응원으로 힘을 북돋아준 팬들이었다.
11일 NC전에 앞서 진행된 선수단 훈련에서 박병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최근 부진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박병호의 심적 안정과 체력 안배를 위한 염경엽 넥센 감독과 코칭 스태프의 배려였다.

박병호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었다. 시즌 초반 거침없이 휘몰아치던 타격감이 요 근래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동의 홈런부문 선두주자지만, 지난 6월 27일 두산전 이후 홈런포가 터지지 않아 걱정이었다. 박병호는 “성적이 좋지 않아 웃을 수도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해결책이 필요했다. 박병호는 염경엽 감독을 찾아 답답한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3년간 4번 타자로서 쉬지 않고 달려온 박병호에게 휴식만이 답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쉴 때 푹 쉬자’는 말이 있듯 팀의 중심타자인 박병호를 과감하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박병호는 이날 더그아웃에 앉아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초반 편안해 보이던 박병호는 이내 방망이를 들고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타격훈련을 했다. 어쩜 더그아웃을 지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어색했을지도 모른다.
몸이 근질근질했던 박병호에게 오랜만에 기회가 왔다. 박병호는 팀이 5-1로 앞선 8회말 1사에서 이성열을 대신에 대타로 나섰다. 팬들의 환호 속에서 등장한 박병호는 문수호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12경기 만에 쏘아 올린 통쾌한 홈런포였다.

기다렸던 홈런이었지만 이번을 계기로 박병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뜻 깊은 경험을 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며 그의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
박병호는 “전 경기 출전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잠시 이기적이었던 자신을 되돌아봤다. 이를 통해 현재 상황을 파악한 박병호는 “안 좋은데 계속 경기에 나가는 건 팀에게 손해라고 느꼈다”며 염경엽 감독을 찾아가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팬들의 사랑도 절실하게 느꼈다. 박병호는 “타석에 들어섰을 때 팬들의 응원 소리가 굉장히 컸다”며 “평소에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잘 몰랐으나 오늘은 팬들의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주전 선수로서의 책임감과 한 타석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박병호는 “경기 전에 시합 준비를 해야 하는데 편안하게 쉬었다. 그러나 스타팅 멤버에서 빠진 것은 아쉬웠다”며 “오랜만에 대타로 나갔다. 많이 어색했고 기분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사례를 보여줬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희생과 절제, 겸손이 필요했다. 박병호는 하루 휴식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설계했다. 이제서야 후련해진 박병호는 29호 홈런 이후 14일 만에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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