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외인구단 장호준의 '재기의 시절'

남우주 / 기사승인 : 2014-07-09 1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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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구단 배우 장호준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외인구단 배우 장호준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지난 7일 한스타 연예인 야구대회 5라운드 2차전. 조마조마와 맞붙은 외인구단의 유격수 9번 타자 장호준을 아시는지?

이름을 들어도 선뜻 떠오르지 않는 그는 야구장에서는 외인구단 선수이자 부감독으로 바쁘게 활동하지만 분명 그는 연기로 먹고 사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지난 1996년 KBS 특채를 통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으니 그는 경력 18여년의 베테랑 배우다. 하지만 내세울 만한 뚜렷한 작품 하나 없으니 중고신인이나 다름 없기도 하다.

그런 그가 최근 연기자로서 조용하게 컴백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MBC 일일 저녁드라마 '엄마의 정원'에서 차회장(박근형)의 수행비서 김실장 역으로 나름 호연을 이어가고 있다. 총 120회 분 중 70여 회를 소화했다.

또 KBS2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에도 출연하고 있다. 중요 배역은 아니지만 그는 극 속 동경 유학을 하는 선비로 분해 개화파 김옥균이 환국할 때 함께 돌아와 정치개혁에 동참하는 역을 맡아 자주 얼굴을 내밀며재기의 발걸음을 떼고 있다.

그러면 96년 KBS 특채로 화려한 출발을 했던 그는 왜 중고신인이 되었을까? 데뷔 드라마 '신세대보고서-어른들은 몰라요'에 출연하며 연기생활 초반 잘 나가는 청춘배우로 통했다. 하지원, 안재모, 최강희 등이 동기들이다.

그러나 군대문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입대했고 만기제대를 했다. 돌아 온 연예계는 3년전과는 딴 판이었고 반응은 싸늘했다.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의욕을 상실한 그의 오랜 무위도식이 시작됐다. 그리고 4년 여간 지워진 시간이 흘렀다.

가끔 방송국 문을 두드리던 그에게 기회가 왔다. 2007년 MBC 주말드라마 '문희'에 캐스팅됐다. 큰 배역은 아니었지만 여주인공 강수연을 임신 시키고 도주하는 나름 개성있는 악역이 그의 역할이었다. 시청자들 눈도장을 받겠다 싶을 만큼 노력했는데 이번엔 시청률이 문제였다. 경쟁사 주말드라마가 대박을 치는 바람에 '문희'는 점점 잊혀져 갔다. 안되는 집구석이었다. 입에 풀칠할 일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나선 일이 MBC 재연드라마 '서프라이즈' 재연 연기자였다. 역시 악수 였다. 재연 연기자로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역할이 더 축소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그러나 배우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대학에서 강의하는 아내의 눈치밥을 먹으면서도 영화 '간첩'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재기를 모색했다.역설적이게도 오랜 공백기간이 되레 도움이 됐다. 그의 재연 연기자 이미지가 조금씩 희석되었기 때문.

그리고 현재. 작은 역할이지만 드라마 '엄마의 정원' 과 '조선 총잡이'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는 스스로 그랬다. "재기의 시기"라고."이제 사십입니다. 오랫동안 험한 길을 돌아왔어요. 두 아들의 아빠입니다. 역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할 겁니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의지가 담긴 절절한 목소리였다. 그는 현재 영화쪽 오디션 2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힘든 시기를 겪으며 닦았을 그의 내공 연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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