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이재명 대표 중대 결정 내렸다

김지혜 기자 / 기사승인 : 2024-02-05 14: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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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재명 인스타그램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2개월 여 앞둔 5일 중요한 결정을 했다. 오는 4월 총선에 적용될 '비례선출제도'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5일 광주광역시 5·18 묘지 민주의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졋다. 이 대표는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서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겠다"고 외쳤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 적용할 비례선출제도가 논란이다. 지난 총선부터 병립형을 준연동형으로 바꾸었으나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민주당이 맞대응 함으로써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위성정당을 금지시키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실패했다. 거대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계속해서 "선거 때마다 반복될 위성정당 논란을 없애고, 준연동제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 이 악순환을 피하려면 위성정당을 금지시켜야 하지만, 여당이 반대한다. 그렇다고 병립형 회귀를 민주당이 수용할 수도 없다"며 "그래서 민주당은 제3의 길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민주당의 오랜 당론인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고, 소수정당을 위한 의석 30% 할당 또는 권역별 최소득표율 3%에 1석 우선배정 방안이었다"며 "그렇게 되면 3권역에 3%씩 고루 득표하는 소수정당은 3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소수정당 배제 문제는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여당은 소수정당 보호 그리고 민주당이 요구한 이중등록을 끝까지 반대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 민주당은,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하거나, 준연동제 하에서 여당의 반칙에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될 상황이 됐다"며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한번 새겨본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결국은 국민이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 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다.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 깨어 행동하는 국민들께서 '멋지게 이기는 길'을 제시해줄 것으로 믿는다. 위성정당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이미 아시는 것처럼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총선 승리를 탈취하려 한다. 안타깝지만 여당의 이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으로,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서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설명과 예시를 담은 카드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다음은 이 대표 긴급 기자회견 전문이다.

준연동형은 소중한 성취... 국민께서 '멋지게 이기는 길' 제시해줄 것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오월 영령 앞에서 국민과 국가를, 민주주의를 생각합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단 한 번도 저절로 온 적이 없습니다.

국민의 피와 생명을 바쳐 만들고 지켜온 것입니다.

우리에겐 믿음이 있습니다.

'국민은 언제나 옳았고, 더디지만 역사는 진보한다'. 바로 그 믿음입니다.

국민과 역사에 대한 이 신념은 어떠한 난관도 헤쳐나온 민주당 정신의 정수입니다.

이번 총선의 과제는 분명합니다.

무능하고 무도하며 무책임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평화, 민생과 경제를 되살려야 합니다.

국가의 품격과 따스함을, 희망과 미래를 되찾아야 합니다.

국정을 감시하고 국가법질서를 창조 변화시키는 국회는 민주공화정의 최후 보루입니다. 2년도 안 돼 나라를 이렇게 망친 정권이 국회까지 장악하면 국가시스템까지 망가뜨릴까 두렵습니다.

이번 총선에 적용할 비례선출제도가 논란입니다.

지난 총선부터 병립형을 준연동형으로 바꾸었으나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민주당이 맞대응 함으로써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위성정당을 금지시키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실패했습니다.

거대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습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될 위성정당 논란을 없애고, 준연동제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 이 악순환을 피하려면 위성정당을 금지시켜야 하지만, 여당이 반대합니다. 그렇다고 병립형 회귀를 민주당이 수용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제3의 길을 추진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민주당의 오랜 당론인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고, 소수정당을 위한 의석 30% 할당 또는 권역별 최소득표율 3%에 1석 우선배정 방안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3권역에 3%씩 고루 득표하는 소수정당은 3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소수정당 배제 문제는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여당은 소수정당 보호 그리고 민주당이 요구한 이중등록을 끝까지 반대했습니다.

이제 민주당은,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하거나, 준연동제 하에서 여당의 반칙에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될 상황이 됐습니다.

권역별 병립형은 지역주의 완화와 민주당에 유리한 점이 있지만 소수정당이 피해를 입습니다. 여당의 위성정당 창당에 맞대응해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반칙에 반칙으로 대응하는 것이어서 정당방위지만 결론은 준연동제가 껍데기만 남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결국은 국민이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 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입니다.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습니다.

깨어 행동하는 국민들께서 '멋지게 이기는 길'을 제시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위성정당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이미 아시는 것처럼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총선 승리를 탈취하려 합니다. 안타깝지만 여당의 이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으로,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추진하겠습니다.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서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겠습니다.

민주개혁세력의 맏형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적으로 그 책임을 이행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국민께 약속드렸던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결국 위성정당에 준하는 준(準) 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립니다.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분도 많으실 것입니다.

어떤 결정도, 모두 저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대의를 따라, 국민만을 믿고 가겠습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민주개혁세력의 총단결로 대한민국의 퇴행을 막고,

총선승리로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현재 논란 중인 비례대표제 방식에는 '병립형'과 '준연동형'이 있다.

우선 비례대표제란 정당의 득표수에 비례하여 당선인 수를 배정하는 선거방식을 뜻한다. 소수파에게도 그 득표비례에 따라 의석을 부여해 소수대표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국회의원 300명은 253명의 지역구 의원과 47명의 비례대표 의원으로 나뉜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와 상관없이 정당이 받은 비율만큼 비례대표 의석수를 받는 방식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선거 결과와 독립적으로 배분한 것이다. 이는 2016년 제20대 총선까지 사용된 제도다. 병립형 산출식은 '비례대표 총의석X정당별 득표비율'이다.

 

투표 체계가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단순한 것이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장점이다. 하지만 거대 양당이 지역구에 이어 비례 의석까지 독식해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어렵게 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방식이다.

 

2020년 제21대 총선부터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 준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선거결과와 연동하여 배분(50%)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례대표 총 의석수를 '준연동형(30석)+병립형(17석)'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준연동형 산출식은 '(의석할당정당 총의석수X정당별 득표비율-지역구 당선자수)÷2'다.

 

지역구 당선자를 내기가 쉽지 않은 소수 정당인만큼, 비례 의석에서 소수 정당이 당선될 수 있도록 설계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것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 취지다. 다만 정당 득표율이 높을수록 의석수를 더욱 가져갈 수 있기에 편법이라고 볼 수 있는 '위성정당' 난립 문제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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