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정화조서 발견된 백골 시신은 실종된 시어머니였다...5년 만에 드러난 범인은?

김지혜 기자 / 기사승인 : 2024-04-08 11: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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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이 발견된 정화조.  /JTBC 방송 화면 캡처

JTBC '사건반장'

 

 

[한스타= 김지혜 기자] 가출했다던 시어머니가 백골 시신으로......

 

10여년 전 전북 군산의 한 주택가 빌라 앞에 있는 정화조에서 백골 시신이 발견된 사건이 최근 방송에서 공개됐다. 지난 4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2013년 전북 군산의 한 주택가 빌라 앞에 있는 정화조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에 대한 사건이 다뤄졌다.

 

이 변사체는 군산시 청소대행업체인 서해환경의 직원이 정화조에서 분뇨를 수거하던 중 발견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변사체는 모두 훼손되고 백골만 남은 상태였으며 사망한 지 4~5년이 지난 걸로 추정됐다.

 

국립과학수사대가 DNA 수사를 진행한 결과 인근지역 실종자 가족과 일치했다. 사체는 정화조 앞집에 사는 실종된 할머니의 것이었다.

 

백골의 당사자인 A씨는 아들, 며느리와 함께 살고 있었다. 며느리 B씨는 백골이 발견되기 5년 전부터 동네 사람들에게 A씨가 가출한 것 같다고 말해왔다. B씨는 "시어머니의 옷도 사라지고 200만 원 가량 되는 현금도 들고 나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압박감을 받은 B씨는 곧바로 자백했다. 그는 "시어머니를 살해하고 유기했다"고 밝혔다. A씨의 아들은 타지에서 일하며 집을 오갔기 때문에 어머니가 집을 나갔다는 B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고 한다.

 

B씨는 경찰에 "시어머니가 치매기가 있어서 대변, 소변을 치우고 있는데 '신랑 없다고 늦게 다니냐, 바람피우냐? 미친X'라고 욕설을 했다"며 "홧김에 시어머니를 밀었는데 방 문턱에 머리를 부딪쳐서 그대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에 신고했어야 했는데 하루가 지옥 같았다. 차라리 이렇게 드러나서 이제 후련하다"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주위 이웃들의 반응은 달랐다. A씨와 B씨를 평소 알던 이웃들은 "A씨가 평소에 전혀 치매기가 없었다", "B씨가 A씨 밥을 안 줘서 이웃들에게 얻어 먹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A씨가 치매로 병원을 찾은 기록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이에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치매가 아니라면 며느리의 진술은 신뢰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경찰 수사 끝에 우발적으로 벌어진 폭행치사로 결론 났다. B씨는 폭행치사와 사체 유기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양지열 변호사는 B씨의 낮은 형량에 대해 "살인을 입증하려면 아주 엄격한 증거를 갖고 입증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찰이 출동한 흔적, 시신에 공격당한 흔적 등이 있어야 하는데 백골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결국 법을 최소한으로 적용할 수밖에 없었고, 남편도 선처를 원한 것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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