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와이즈베리,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박귀웅 기자 / 기사승인 : 2018-09-18 11: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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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표지. (미래엔)

[한스타=박귀웅 기자] “아버지가 양을 훔쳤다면 아들은 아버지를 고발해야 하는가, 아니면 숨겨주어야 하는가?”


명저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철학자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은 2007년 중국을 처음 방문하여 강연할 때 ‘논어(論語)’의 이 유명한 토론 주제를 꺼냈다. 샌델은 아버지를 고발해야 행실이 곧은 사람이라는 섭공(葉公)의 주장에 맞서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자의 주장이 자신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회고한다. 가족과 효도의 도덕적 우선성을 인정하는 유교의 가르침이 공동체를 중시하는 그의 ‘정의’ 관념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정의’는 한 사회의 윤리적 기준의 척도이자 체제 구성의 기준이다. 때문에, 정의는 공동체의 성격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해 왔다. 평생 무엇이 옳은 정의인지를 중심으로 정치철학과 도덕철학을 연구해 온 샌델은 자신을 ‘공동체주의자’로 부른다. 그러면서도 서양철학의 관점에서는 지나치게 공동체 중심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동양철학으로부터는 과하게 자유주의적이라고 지적 받는 자신의 철학적 위상에 흥미로워한다.


미래엔 와이즈베리의 신간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2016년 중국 화둥사범대학이 주최한 ‘마이클 샌델과 중국철학’이라는 주제의 국제 컨퍼런스를 계기로 기획됐다. 전세계적으로 지적 영향력을 발휘해 온 샌델의 ‘정의론’을 폴 담브로시오(Paul J. D’Ambrosio), 리첸양 등 중국 철학을 전공한 9명의 동서양 철학자가 유교와 도가 등 중국 철학의 관점에서 다시 해부했다.


1부에서는 ‘정의, 조화 그리고 공동체’를 주제로 개인, 가족, 공동체 등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정의와 덕(德)을 다뤘다. 2부에서는 ‘시민의 덕과 도덕 교육’을, 3부에서는 ‘다원주의와 완벽’을 주제로 도가의 전통에서 본 샌델을 살펴본다. 4부에서는 ‘자아관’을 주제로 샌델과 유가 전통을 비교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샌델이 자신에게 던져진 도전적인 관점들에 대해 직접 답한다.


신간에서 시도한 유가 사상의 핵심 개념인 ‘조화(調和)’와 샌델의 ‘정의(justice)’의 비교분석은 지금까지는 없었던 독창적인 ‘정의론 다시 읽기’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도가 사상의 자연과 음양을 통해 생명윤리의 문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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