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연극 ‘두 번째 시간’

서기찬 / 기사승인 : 2018-11-01 13: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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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 유가족의 삶 다룬 연극, 11월 15일~25일...젊은 극작가 이보람과 김수희 연출
남산예술센터가 개최하는 '두 번째 시간' 연극 포스터. (서울문화재단)

[한스타=서기찬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 김종휘) 남산예술센터가 2018년 시즌 프로그램 하반기 네 번째 작품으로 연극 ‘두 번째 시간(작 이보람, 연출 김수희, 극단 미인 공동제작)’을 15일(목)부터 25일(일)까지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두 번째 시간’은 2016년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프로그램 ‘초고를 부탁해’에 선정된 이후, 이듬해인 ‘서치라이트 2017’에서 낭독공연으로 선보이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아 올해 시즌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초고를 부탁해’ 심사 당시 이 작품은 ‘안정적인 장면 구성과 대사, 비극의 당사자가 아닌 그 주변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지긋한 시선,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려는 균형감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정식 공연은 각 장면과 인물 등을 보완해 더욱 탄탄한 작품으로 완성돼 ‘서치라이트 2017’에서 낭독공연으로 이 작품을 처음 만난 관객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시간’은 박정희 정권 당시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다 의문의 죽음을 맞은 고 장준하 선생의 부인 고 김희숙 여사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쓰인 작품으로, 기록된 역사가 미처 담지 못하는 평범한 개인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공은 37년 전 의문사로 남편을 잃은 부인이다. 임대아파트에 살며 근근이 삶을 이어가는 그는 언젠가 진실이 밝혀지리란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독재정권이 무너졌으니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 기대하지만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어느 날 자신이 며느리라 주장하는 의문의 여성이 그를 찾아오고 아버지 사건의 영향으로 한국에서 정착할 수 없어 오랜 기간 해외에서 살아온 막내아들도 집으로 돌아온다. 부인은 그런 그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함께 힘겨운 삶을 버텨 나간다.


‘두 번째 시간’이라는 제목은 부인의 남편이 의문의 죽음을 맞지 않았더라면 혹은 사건의 진실이 밝혀져 모든 게 바로잡혔더라면 존재했을 또 다른 시간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금기처럼 여겨졌던 의문사 사건을 바탕으로 어두운 역사의 한 부분을 환기시킴과 동시에 진상규명되지 않은 죽음이 보통의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왜곡시키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회복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깊은 상처를 안고서 그럼에도 살아가는 부인의 삶, 한 평범한 개인이 굴곡진 역사를 버텨내는 이야기를 조명한다. 관객은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그늘진 단면을 마주하면서 각자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시간’의 작가 이보람은 2017년 서울연극센터 ‘뉴스테이지’와 우란문화재단 ‘시야 플랫폼 : 작가’, 2015년 서울시극단 ‘플래시 온 창작플랫폼’에 선정되는 등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극작가로, 인간의 상처와 회복의 가능성에 천착해왔다. 성폭력 피해 여성의 사건 이후의 삶을 그린 ‘여자는 울지 않는다(2015)’, 14세에 살인을 저지른 소년범의 이야기 ‘소년 B가 사는 집(2014)’ 등의 작품으로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작가의 남다른 시각과 뛰어난 필력을 보여준 바 있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수희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연출가로, ‘극단 미인’의 대표이자 정치극 페스티벌 ‘권리장전’의 예술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2007년 ‘극단 미인’을 창단한 이후 때론 작·연출을 겸하며 ‘말뫼의 눈물(2017)’, ‘창신동(2013)’ 등 창작극 작업을 지속해 왔다. ‘소년 B가 사는 집’으로 이보람 작가와 합을 맞췄던 김수희 연출은 이번 작품을 통해 3년 만에 다시 한 번 작가와 함께 작업하게 됐다.


작품의 주인공인 부인 역은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2018)’, ‘툇마루가 있는 집(2017)’, ‘빨간시(2011)’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배우 강애심이 맡았다. 이외에 영감 역에 김재건, 아들 역에 김상보, 은정 역에 김아라나, 신부 역에 박진호, 동규 역에 장석환 등이 캐스팅됐다 .


남산예술센터와 이음 출판사가 협력하여 진행되는 ‘이음 희곡선’ 발간도 이어진다. ‘두 번째 시간’ 희곡선은 공연 개막일에 맞춰 출간되어 공연 기간 중 극장 로비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


‘두 번째 시간’ 관객과의 대화는 11월 17일(토) 공연 종료 후 이보람 작가와 김수희 연출이 참여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당일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남산예술센터는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하반기 시즌 프로그램부터 평일 공연시간을 오후 8시에서 오후 7시 30분으로 변경하여 운영하고 여가시간을 공연과 함께 하고자 하는 직장인을 위해 1인 2매까지 20% 할인해주는 직장인 할인을 마련했다 .


‘두 번째 시간’은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 24 공연, 옥션 예매사이트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전석 3만원,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8000원이다.


남산예술센터 누리집: http://www.nsac.or.kr/


웹사이트: http://www.sf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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