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영화] 단 한 편도 놓치기 아까운 주말

서기찬 / 기사승인 : 2018-03-22 15: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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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파파야 향기', '무간도', '의뢰인', '슈퍼스타 감사용' 주말 TV영화 편성

[미리 보는 ebs 주말 TV 영화]



- 3월23일 금요일 밤 1시1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그린 파파야 향기(The Scent of Green Papaya, 1993, 감독: 트란 안 홍)’입니다. 트란 누 엔 케, 만 상 루, 티 룩 트루옹, 안 호아 뉴엔, 호아 호이 뷰옹 등 출연.
이 영화는 혼란의 시기였던 1950년대의 베트남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부터 어느 집 하녀로 들어가 살아온 ‘무이’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자연 다큐멘터리나 요리 프로그램을 연상시킬 만큼 뛰어난 영상미와 사운드를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눈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시각, 청각, 후각은 물론 촉각까지 모든 감각을 총동원하여 즐겨야 합니다. 배우들은 대사보다는 표정이나 몸짓을 통한 감정의 전달에 충실하고, 카메라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물건이나 생물을 클로즈업하여 관객들의 시선을 놓치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겐 느림의 미학을 선사해줄 신선한 영화가 될 것입니다. 밤늦게 방송하지만 잠을 설치고 볼 만한 가치가 넘쳐나는,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 3월24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무간도(無間道, 2002, 감독: 유위강, 맥조휘)’를 준비했습니다. 양조위, 유덕화, 황추생, 증지위, 진관희, 여문락, 두문택 등이 나옵니다.
두 스파이의 비극적 운명을 그리는 홍콩 누아르의 대표작입니다.
조직의 존속, 형제의 의리가 아닌, 개인의 진짜 모습을 아무도 모른다는 고독이 ‘무간도’의 가장 슬픈 정서입니다. 현대인의 고독을 어떤 영화보다도 비장하게 드러낸 작품입니다.
‘무간도’는 저물어가던 홍콩 누아르의 기운을 다시 힘차게 일으켜 세운 명작이지만, 이전의 홍콩 누아르들과 궤를 같이 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여타 누아르 영화처럼 어둡지도 않고, 홍콩 누아르라고 묶이는 영화들과 비교하자면 총격전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비장한 무드는 더더욱 없습니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우며 개인적입니다. 오히려 모던한 사회파 드라마 혹은 멜로드라마에 더욱 가깝다고 합니다. 그 모던함은 크리스토퍼 도일의 촬영으로 더욱 빛이 납니다.



- 3월25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의뢰인(The Client, 1994, 감독: 조엘 슈마허)’를 편성했습니다. 수잔 새런든, 토미 리 존스 등이 호흡.
‘의뢰인’의 표면적인 주제는 ‘정의의 승리’지만, 이 영화는 각각 권력과 물리적 힘으로 대변될 수 있는 국가정보기관과 거대폭력조직의 온갖 압박 속에서도 결국 승리를 거두는 것은 가족이라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 험한 세상을 살아내는 힘은 가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어머니와 아들과 같은 레지와 마크, 가족의 해체로 불안정한 두 사람이 만든 새로운 조합이 그들에게 닥친 시련을 함께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가족의 궁극적인 힘과 그 자체로서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고 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의 탄탄한 원작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존 그리샴의 원작들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춰 영화로도 다수 제작되었는데, ‘의뢰인’에서도 실제 변호사 출신인 작가의 경험과 풍부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법률가들의 실감나는 두뇌싸움과 설전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또한 토미 리 존스의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시절의 모습과 수잔 서랜든의 모성 넘치는 가슴 따뜻한 명연기도 볼거리입니다.



- 3월25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우리 영화는 야구영화 ‘슈퍼스타 감사용(2004, 감독: 김종현)’입니다. 이범수, 윤진서, 공유 등 출연.
야구 선수 중 영화로 만든다면 누가 있을까요? 박철순, 선동렬, 이승엽... 우리에겐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스타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슈퍼스타 감사용’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투수를 선택했습니다.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감사용 씨는 실제로 프로야구 원년부터 5년 동안 (1982년 ~ 1986년)삼미 슈퍼스타즈의 좌완투수 였으며 1승15패1세이브라는 초라한 전적만을 남겼습니다.
이 영화가 '삼미 슈퍼스타즈 감사용'에 주목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생에도 수많은 '삼미 슈퍼스타'들이 있는 까닭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패전투수 감사용'인 까닭입니다. 세상은 1등만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1등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프로야구가 영웅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듯, 이 세상을 이끌어 온 것도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입니다. 작은 꿈과 사랑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감사용은 인생에서 최고가 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한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진정한 '슈퍼스타'입니다. 이 영화는 자신만의 1승을 위해 정말 온 힘을 다해 살고 있는 사람들, 바로 우리들을 위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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