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영화] 사랑에 빠졌다면 꼭 봐야 할 '애니 홀'

서기찬 / 기사승인 : 2018-02-01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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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밤 금요극장... 3일엔 서부극 '코멘체로스', 4일엔 마술 영화 '일루셔니스트'

[미리보는 ebs 주말 TV 영화]


- 2월2일 금요일 밤 1시15분(토요일 새벽)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애니 홀(Annie Hall, 1977, 감독: 우디 앨런)’입니다. 오랜만이지요? 우디 앨런, 다이앤 키튼, 토니 로버츠, 캐롤 케인, 폴 사이먼 등이 출연합니다.
우디 앨런의 다른 여러 작품처럼, 이 영화에서도 사랑의 본질을 논합니다. 극 중 알비는 평생 한 번밖에 못 만날 특별한 여인 애니 홀과의 만남과 이별 과정을 머릿속에 되새기면서 왜 관계가 망가졌는지 고민합니다. 때론 다른 여자를 만나기도 하고, 때론 지나가는 행인들을 붙잡고 물어봅니다. 그때 한 여인이 ‘사랑에 빠지고, 사랑이 흐려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인생’이라고 답을 합니다. 알비는 마지막에 결국 이를 받아들이고, 이별이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리고 사랑은 비이성적이며 말도 안 되고 미친 짓이지만, 결국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당시 ‘스타워즈’를 제치고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대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애니 홀’은 빠르고 해학적인 대본, 독특한 연출, 랄프 로렌의 의상 등으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우디 앨런은 애니 홀을 통해 잉그마르 베르히만 등 다른 감독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던 여러 가지 개성적인 연출을 선보였는데, 애니 홀의 이러한 연출은 후대에 나온 여러 영화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요즘 우리 드라마에서도 자주 나오는 기법인데요. 등장인물이 과거의 자신을 방문하여 과거와 현재를 한 화면에 담는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대사를 주고받는 등장인물들의 속마음이 자막으로 처리되어 대조적인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절대강추!



- 2월3일 토요일 밤 11시40분 세계의 명화에서는 서부극 ‘코멘체로스(The Comancheros, 1961, 감독: 마이클 커티즈)’를 준비했습니다. 존 웨인, 스튜어트 휘트먼, 이나 발린, 네헤미아 퍼소프, 리 마빈 등이 나옵니다.
이 영화는 서부영화의 대명사 존 웨인의 출연작으로, 만들어진 지 40년도 더 됐지만 오늘날 만들어진 어떤 영화 못지않게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선과 악을 구분하고 심판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게 그 주제를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극 중 리그렛은 악당이지만 결코 악한 캐릭터가 아니며, 나중에 커터를 도와 더 큰 악의 세력인 ‘코멘체로스’와 싸웁니다. 결국 커터도 리그렛을 체포하지 않고 놓아 줍니다. 선과 악의 구분이 절대적이지 않으며 악인도 선의 편에 설 수 있다는 점을 유쾌한 묘사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 2월4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일루셔니스트(The Illusionist, 2006, 감독: 닐 버거)’를 편성했습니다. 에드원드 노튼, 폴 지아마티, 제시카 비엘, 루퍼스 스웰 등 출연.
‘환상’과 ‘현실’의 경계는 무엇인지, ‘죽음’이란 무엇인지, 아이젠하임이 자신의 마술쇼에 온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사실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신비로운 마술 장면과 함께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 이에 얽힌 제국주의 시대의 권력 다툼을 보여줍니다. 다소 복잡해 보이는 플롯이지만 영화의 맨 마지막에는 한 편의 정교한 마술쇼를 보았다고 느낄 만큼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 여운을 남깁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 감독과 작가가 심어둔 정교한 복선을 영화 맨 마지막에 돌이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 2월4일 일요일 밤 11시40분 한국영화특선에서 마련한 우리 영화는 ‘길소뜸(1986, 감독: 임권택)’입니다. 김지미, 신성일, 하지일, 이상아 등 열연.
이산가족의 아픔을 통해서 전쟁이 남긴 상처와 고통을 다룬 이 영화는 전쟁과 분단에 대한 시각을 이데올로기의 단순 비교차원에서 휴머니즘의 차원으로 끌어올려 인위적인 이별을 강요당했던 시대의 아픔을 묘사하였습니다.
KBS 이산가족찾기 방송을 소재로 한 임권택 연출작. 그러나 감독은 이산가족 찾기 감정에 침몰되지 않고 비정할 정도로 현실을 직시하는 냉정성을 지킵니다.
영화는 3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은 그들을 하루아침에 한 가족으로 묶을 수 없으며 그들은 그들이 살아온 삶과 생활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큰 주제를 살리기 위해 모든 군더더기를 제거했다는 감독의 말대로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일종의 리얼리즘 영화로 이끌어나갑니다.
KBS의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촬영 분을 섞어서 편집, 생동감이 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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