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찬의 영화 뻥] 제목 오역 ‘가을의 전설’, 오히려 애잔한 느낌!

서기찬 / 기사승인 : 2017-06-02 12: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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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주말 EBS 영화... 토요일 밤 '세계의 명화'

[ebs 주말 TV 영화]



- 2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킬링필드(The Killing Fields, 1984, 감독: 롤랑 조페)’입니다. 샘 워터스톤, 행 S. 노어, 존 말코비치 등 출연.
‘킬링필드’는 캄보디아 전쟁이 종결된 직후인 1975년부터 1979년 사이에 크메르루주가 저지른 학살행위를 뜻합니다. 이 사건으로 캄보디아 총 인구인 8백만 명 중 약 140만 명의 시민들이 사망했으며, 학살이 아닌 기아와 질병 등을 포함해 크메르루주에 의해 희생된 인구는 170만 명에서 250만 명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끔찍한 참상은 단순히 크메르루주만의 잘못은 아니었습니다. 주인공 시드니 쉔버그가 영화에서 말하듯이, 워싱턴의 정치적 결단이 이러한 참극을 초래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자국의 이득을 먼저 챙기는 강대국들의 정치적 갈등 속에서, 무고한 캄보디아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습니다. ‘킬링필드’는 이렇듯 인간을 생각하는 마음이 배제된 전쟁의 참혹함을 통렬하게 고발하는 작품입니다. 또한 이러한 아수라장 속에서도 진실을 알리기 위해 전장에 남았고, 서로를 아끼고 격려하며 어떻게든지 살아남고자 애썼던 기자들의 우정을 다뤘습니다.



- 3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 1994, 감독: 에드워드 즈윅)’입니다. 브래드 피트, 안소니 홉킨스, 줄리아 오몬드 등이 나옵니다.남북전쟁과 인디언 토벌 등을 거치며 군인으로서의 삶에 염증을 느낀 러드로우 대령은 광활한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와 가족과 몇몇 인디언을 비롯한 이웃들과 함께 새 생활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전쟁을 피해 자연으로 돌아온 러드로우 대령과 달리, 그의 아들들은 1차 대전이라는 광기 어린 전쟁에 참가하겠다고 자청하고 나섭니다. 러드로우 가문의 몰락은 이때부터 서서히 시작됩니다. 이 영화는 야성이 깃든 한 인간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과 그 가족들의 흥망을 그린 대서사시로 짐 해리슨(Jim Harrison)의 원작을 에드워드 즈윅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의 한글 제목, ‘가을의 전설’은 유명한 오역 사례에 해당하지만 아주 인상적인 제목이기도 합니다. ‘떨어지다, 쓰러지다, 빠지다’등을 의미하는 ‘폴(Fall)’이 ‘가을’을 뜻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가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성경적 의미에서 도덕적인 ‘추락(Fall)‘, 즉 '타락(Corrupt-Fall)'과 함께 '몰락(Fall Low)'도 의미한다는 점을 짐 해리슨의 원작 소설을 보면 알 수가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우리나라와 스웨덴만 ‘가을’로 오역했다지만 ‘몰락의 전설’보다는 여러 면에서 느낌이 와 닿는 제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 4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헬프(The Help, 2011, 감독: 테이트 테일러)’를 편성했습니다. 엠마 스톤, 비올라 데이비스, 옥타비아 스펜서 등 출연.
아직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시대에 인종차별이 그 어느 곳보다 심했던 남부의 상류사회의 면면을 담아낸 작품. 여성의 미덕은 결혼해서 좋은 가정을 꾸리고 지역 사회에서 존중받으며 사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 기자가 되어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는 여주인공 스키터와 더 이상 복종만 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주인들의 만행에 반기를 드는 흑인 가정부들을 통해 조금씩 사회가 변화해가기 시작하던 시대의 일면을 그렸습니다.



- 4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공동경비구역 JSA(2000, 감독: 박찬욱)’이 방송됩니다.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김태우, 신하균 등 호흡.
남한 병사 이수혁 병장(이병헌)은 왜 북한 초소병을 쏘았을까?
최초 목격자인 남성식 일병(김태우)은 왜 자살을 시도했을까?
북한의 오경필 중사(송강호)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가?


원작은 박상연이 쓴 소설이며, 박찬욱 감독의 세 번째 작품.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남북 병사의 총격사건의 진실을 추리극 형식으로 그린 영화로, 남북한 병사들의 우정과 분단의 아픈 현실을 그렸습니다.
양수리에 있는 서울종합촬영소 8,000평 부지에 판문점 오픈세트를 재현하였고,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남북한 초소는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에 제작하였습니다.
전국 58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였고, 2000년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수상, 춘사영화예술제 최우수작품상 등 6개 부문,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 5개 부문 수상, 200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도빌아시아영화제 대상 등 3개 부문 수상, 시애틀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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