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찬의 영화 뻥] '책상 서랍 속의 동화' '꽃피는 봄이 오면' 감동 잔잔

서기찬 / 기사승인 : 2017-05-11 14: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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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주말 ebs tv 영화

[ebs 주말 TV 영화]


- 12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책상 서랍 속의 동화(一個都不能少 / Not One Less, 1999, 감독: 장이머우)’입니다. 웨이민치, 장휘거 등 출연.
가난 때문에 학교를 떠나야 하는 아이들과 교육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 그리고 진정한 인간적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무겁고 낮게 얘기하지 않고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가볍고 경쾌하게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대리선생님은 월급 50원을 준다는 말에 코흘리개 아이들과 한 달 동안 대충 때우며 지낼 생각으로 부임하지만 첫날부터 아이들과 힘겨루기를 하느라 지쳐버립니다.
영화의 백미는 웨이가 도시로 갈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과 좌충우돌하는 모습, 그리고 행방불명된 학생을 찾기 위해 TV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장면입니다. 연기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출연진들의 자연스런 연기와 담백한 수묵화 같은 장이머우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출연자 대부분이 배우가 아니라 현지에서 캐스팅해서 실명으로 등장하는 일반인들입니다. 1999년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Golden Lion) 수상.


- 13일 토요일 밤 10시5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사우스포(Southpaw, 2015, 감독: 안톤 후쿠아)’입니다. 제이크 질렌할, 레이첼 맥아담스, 우나 로렌스, 포레스트 휘태커, 나오미 해리스 등이 나옵니다.
수많은 권투영화들이 그러하듯 ‘사우스포’도 링 위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오직 두 주먹만으로 상대와 맞서는 그 순수한 싸움의 기술에 집중합니다. 링 위에서의 드라마가 절정으로 치닫게 하기 위해서라도 링 밖에서의 빌리의 비극은 극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극대화의 방식은 최정상에 있던 복싱 선수가 인생의 최악을 보는, 나락으로 곤두박질친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고투 끝 재기에 나선다는 건 꽤 드라마틱한 서사 전개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사우스포’의 이야기 전개 양상은 상투적이라고 할 만큼 명확합니다.
서사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건 역시나 빌리 역의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 안톤 후쿠아 감독은 제이크 질렌할을 통해 빌리의 분노를 엿보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제이크 질렌할은 길을 잃은, 길들여지지 않은 듯한 빌리를 표현하기 위해 하루 2천회 이상의 푸시업을 하는 등 엄청난 운동량을 소화했고 극단적인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완벽한 몸을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외형적 변화를 이뤄낸 점 못지않게 제이크 질렌할은 복서의 강인하고 저돌적인 감성과 그 이면에 가족을 잃은 자의 고독, 처연함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 14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나니아 연대기-캐스피언 왕자(The Chronicles of Narnia: Prince Caspian, 2008, 감독: 앤드류 아담슨)’이 방송됩니다. 조지 헨리, 스캔다 케인즈, 윌리암 모즐리, 안나 팝플웰, 벤 밥스, 리암 니슨 등 출연.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와 월든 미디어가 완성한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는 C. S. 루이스의 동명 소설 시리즈를 영화화한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제2탄. 아카데미상 분장상을 수상한 2005년의 1편에 이어 더욱 스펙터클해진 화면이 화려합니다. 1편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전 세계적으로 7억 4천 5백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최고의 흥행작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슈렉’ 1, 2편으로 아카데미를 수상한 앤드류 아담슨 감독이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에미상 수상 작가들인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티븐 맥필리 팀과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이번 작품 역시 원작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는 전투 장면을 멋지게 구현해 냈는데, 특히 미라즈의 성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원작에는 아예 나오지 않는 내용으로, 영화에서는 새롭게 추가하여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의 성장이 주제인 만큼 주인공들이 위기와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 내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 포인트.


- 14일 일요일 밤 10시55분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꽃피는 봄이 오면(2004, 감독: 류장하)’이 편성됐습니다. 최민식, 김호정, 장신영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강렬한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배우 최민식이 가슴 따뜻하고 섬세한 트럼펫 연주자를 연기합니다. <쉬리>, <파이란>, <취화선>을 거쳐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명량>에 이르기까지 최민식은 남성적이고 선이 굵은 역할들을 맡아 그가 아니면 감히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진중한 연기를 펼쳐 보였습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속의 최민식은 가슴 따뜻한 사랑과 휴먼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그는 트럼펫 연주자라는 색다른 역할을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와 소시민의 소탈함이 공존해 있는 특유의 이미지를 백분 살린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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