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사무실 말단직원의 신념, ‘에린 브로코비치’

서기찬 / 기사승인 : 2017-04-07 15: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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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 주연... 미리보는 EBS 주말 TV영화

[ebs 주말 TV 영화]


- 7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 2000,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입니다. 줄리아 로버츠, 알버트 피니, 아론 에크하트, 마그 헬겐버거 등 출연.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작은 마을 힝클리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주도한 에린 브로코비치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고졸의 변호사 사무실 말단직원인 그녀는 캘리포니아 주의 작은 마을 힝클리에 위치한 PG&E 사가 크롬성분이 있는 오염물질을 대량으로 방출해서 주민들이 원인 모를 질병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에린 브로코비치는 주민들을 설득한 후, 변호사 에드와 함께 PG&E 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4년 뒤 3억3천3백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배상금을 받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여주인공 에린 브로코비치로 분한 줄리아 로버츠가 여자 연기자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2천만 달러의 개런티를 받으며 화제를 모았던 작품. 이는 영화 제작비 5천만 달러의 40%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인데, 영화는 개봉 첫 주 만에 2,82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여주인공에게 지급한 2천만 달러가 결코 과한 개런티가 아니었음을 입증했습니다. 왼손잡이였던 줄리아 로버츠는 오른손잡이인 에린 브로코비치를 완벽하게 묘사하기 위해서 오른손으로 글씨를 쓸 정도로 열연을 펼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참고로 줄리아 로버츠가 에린 브로코비치 역할을 거절했다면 샤론 스톤이 이 배역을 맡을 예정이었는데 줄리아 로버츠가 이 배역을 수락하자 에린 브로코비치가 상당히 기뻐했다는 후문.


- 8일 토요일 밤 11시40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파워 오브 원(The Power of One, 1992, 감독: 존 G. 아빌드센)’입니다. 스티븐 도프, 가이 위처, 시몬 펜톤, 아민 뮬러 스탈 등이 나옵니다.
남아프리카 출신 작가인 브리스 코트네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워 오브 원’은 한 소년의 성장 과정을 통해 인종 차별에 대한 비판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오줌싸개에 겁쟁이였던 피케이는 독일인 박사님과 히엘 피트의 가르침으로 조화와 화합을 배워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스스로 흑인들을 위해 앞장서게 됩니다. 자신 혼자만의 힘으로 무엇이 달라질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생각을 하던 피케이는 자연에서 ‘한 방울의 물이 폭포가 된다’는 진리를 깨닫고 모든 사람에게 진정한 희망을 주는 ‘레인메이커’가 됩니다. ‘파워 오브 원’은 진정한 힘이란 평범한 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며,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합과 포용이라는 교훈을 줍니다.


- 9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Pirates of Caribbean: Dead Man's Chest, 2006, 감독: 고어 버빈스키)’이 편성됐습니다. 조니 뎁, 올랜드 블롬, 키이라 나이틀리 등 열연.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2편인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총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해외 개봉작 중 일일 최대 수입 기록을 세우기도 하였으며, 세계에서 단시간에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둔 영화가 되는 등 흥행에 크게 성공했습니다. 이를 비롯해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 BAFTA 시상식 특수시각효과상, 할리우드 필름 페스티벌 특수시각효과상, MTV 무비 어워드 최고의 영화상 및 최고의 남자 연기상 (조니 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해낸 화려한 장면과 방대한 촬영 규모, 드라마와 코미디가 적절하게 섞인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는 전작보다 더욱 강력하고 흡입력 있는 모험담으로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 9일 일요일 밤 11시20분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불꽃(1975, 감독: 유현목)’이 방송됩니다. 하명중, 김진규, 고은아, 강민호, 김석훈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영화 ‘불꽃’은 1970년대 수작으로 꼽히는 영화 가운데 하나. 선우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서 문예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제작 당시에는 외화 수입쿼터를 위해서 만들어진 반공영화로 분류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반공영화에서 보여 지는 일방적인 메시지나 계도적인 측면보다는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우리민족의 삶과 갈등에 오히려 더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휴머니즘 영화, 혹은 리얼리즘 계열의 영화라고 보는 것이 더 적당할 듯합니다. 이런 면에서 유현목 감독 특유의 감각이 여전히 배어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유현목 감독 특유의 감각과 더불어 이 영화 속에서는 플래쉬 백의 구성이라든가 여러 가지 편집의 기술이 돋보여 유현목 감독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임권택 감독의 파트너로서 활발하게 활동 한 정일성 촬영감독의 뛰어난 영상미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원작은 우리에게 이만희 감독의 ‘싸리골의 신화(1967)’, 임권택 감독의 ‘깃발없는 기수(1979)’ 등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언론인이자 소설가 선우휘가 썼는데, 이처럼 탄탄한 원작과 뛰어난 연출력, 그리고 빼어난 영상미가 결합된 영화 ‘불꽃’은 당시 암울했던 한국영화 침체기에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았던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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