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아비정전’ ‘... 아름다운 일주일’, 꼭 보시길...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12-08 12: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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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주말 TV 영화]


- 9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아라비아의 로렌스 2부(Lawrence of Arabia, 1962, 감독: 데이비드 린)’입니다. 지난주에 1부를 방송했습니다. 피터 오툴, 알렉 기네스, 앤서니 퀸, 잭 호킨스, 오마 샤리프 등 출연.
아랍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한 영국의 군인이자 고고학자인 로렌스라는 전쟁영웅의 내면과 광활한 사막의 풍광을 70mm 와이드 스크린 화면으로 찍은 대작입니다. 아카데미 7개 부문(작품, 감독, 촬영, 음악, 편집, 미술, 녹음) 수상에 빛나는 전기 영화의 걸작이지요.
실존 인물 로렌스는 메소포타미아의 유적발굴에 종사하고 제1차 세계대전 중 육군 정보장교로 카이로에 파견되어 활약하였습니다. 처칠의 아랍문제 고문으로서 아라비아의 독립에 기여하였습니다.
“내 영화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마틴 스콜세지의 격찬이 아니더라도 꼭 보셔야 할 작품입니다. 단, 1부 못 보신 분은 다음 기회에.



- 10일 토요일 밤 10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아비정전(阿飛正傳, 1990, 감독: 왕가위)’입니다. 장국영,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 양조위, 유가령 등 열연.
‘사랑’ 참 어렵습니다.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지만 결국 ‘아비정전’의 그 어떤 인물들도 이 바람을 이루지 못합니다. 아비 역시 친어머니로부터의 사랑을 확인 받지 못한 채 끝내 돌아설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결핍과 허망함이야말로 ‘아비정전’의 중요한 정서이자 테마입니다. 극 중에서 아비는 이런 말을 합니다. ‘발 없는 새가 있지. 날아가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번 땅에 내려앉을 때가 있는데 그건 죽을 때지’라고. 이 말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부유하듯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비 그 자신에 대한 비유이기도 합니다.
왕가위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아비정전’은 데뷔작 ‘열혈남아’(1987)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지아장커 감독은 ‘아비정전’을 두고 ‘새로운 중화권 영화를 보았다’고 말할 정도로 왕가위 세대 혹은 이후 중화권 영화감독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친 작품입니다. 영화의 외형만 놓고 보면 사랑을 좇는 당대의 젊은이들의 러브스토리인 듯 보일 법 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을 뜯어보면 그것은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허무와 무기력에 대한 이야기지요.
장국영,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 양조위, 유가령 등 당대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스타들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볼거리 입니다. 특히 아비 역의 장국영이 거울 앞에서 추는 맘보춤과 빗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장면 등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 중 하나 입니다.


‘아비정전’은 왕가위 감독과 그의 오랜 파트너인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첫 작업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유심히 보면 카메라가 인물의 등을 촬영한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이것은 떠나가는 이의 등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남겨진 이의 시점 숏입니다. 또한 인물이 좁은 실내 방으로 들고나는 장면도 여러 번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도 속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동해가는 인물들의 상황을 장면 구성으로 보여줍니다. 미술감독 장숙평의 작업도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했습니다. 1960년대 홍콩과 필리핀의 사실적인 풍경과 몽환적인 분위기의 소품들의 완성도가 높였습니다. 특히 장숙평은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2000)의 미술 작업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술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왕가위 영화의 미장션을 책임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완전 절대 강추^^



- 11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백 투 더 퓨쳐 2(Back to the Future Part 2, 1989,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가 방송됩니다. 마이클J. 폭스, 크리스토퍼 로이드, 리 톰슨 등 열연.
시간 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코믹한 줄거리와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전편에서 과거로 떠나 젊은 자신의 부모를 만났던 마티는 이번에는 미래로 떠나 자신의 아들을 대면하게 됩니다. 가족과 함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용 SF코미디물입니다.


- 11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감독: 민규동)’을 편성했습니다. 여러분의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언제인가요? 엄정화, 임창정, 황정민, 김수로, 주현, 오미희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커플들의 기분 좋은 설레임을 그린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그들 생애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유쾌하게 그려낸 사랑 이야기 모음입니다. 여러 커플들의 사랑 이야기가 교묘하게 교차하면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그동안 보아왔던 그렇고 그런 로맨틱 코미디와 뚜렷한 차별 점을 가집니다. 민규동 감독은 하나의 독립된 주제를 가지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단순히 나열하는 옴니버스 영화와는 달리, 촘촘히 얽혀 있는 다양한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하나의 구조 안에서 새롭고 독특한 구성으로 그려냈습니다.
사랑에 제대로 미친 남녀들이 엮어내는 ‘7일간의 기적 같은 연애 이야기’는 영화를 보고나서도 오랫동안 가슴에 남습니다. 이들의 사랑 만들기를 보고 있자면, ‘나도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사랑 따윈 필요 없다고 여기는 분들은 필히 시청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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