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세상? ‘칠드런 오브 맨’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09-07 16: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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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주말 TV 영화]


- 9월9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준비한 작품은 ‘겨울의 라이온(Lion in Winter, 1968, 감독: 앤서니 하비)’입니다. 캐서린 햅번, 피터 오툴, 앤서니 홉킨스, 존 캐슬 등이 나옵니다.
토니 상 수상작인 브로드웨이 연극을 토대로 한 작품입니다.
왕권이 한없이 불안하고 음모가 판치던 유럽의 중세시대, 훗날 ‘사자왕 리처드’로 불리게 된 잉글랜드 왕 리처드의 부친인 헨리 2세를 중심으로 권력을 향한 등장인물들의 적나라한 욕망을 그렸습니다. 살벌한 권력욕 앞에서, 부모와 자식들은 서로에게 칼날을 겨누고 엎치락뒤치락하며 서로를 짓밟고자 갖은 모략을 세웁니다. 이 싸움은 단순히 왕위 계승을 둘러싼 싸움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비춰집니다.
전 세계의 권위 있는 시상식 후보로 올라 총 17개의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캐서린 햅번은 사상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3회 수상한 여배우가 되었지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그밖에도 각색상, 음악상을 수상했으며, 감독상, 작품상, 의상상, 남우주연상(피터 오툴) 등에서 후보로 올랐습니다. 당시 현실에 충실한 배경과 수준 높고 위트 있는 각본, 실력파 주연배우들의 연기와 극중 분위기를 극대화시키는 음악 등이 얽히고 설켜 아직까지도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는 수작으로 남아 있습니다. 강추!


- 9월10일 토요일 밤 10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감상할 작품은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 2010, 감독: 톰 후퍼)’입니다. 콜린 퍼스, 제프리 러쉬, 헬레나 본햄 카터, 가이 피어스 등 출연.
이 영화는 언어 장애를 가지고 있어 왕이 되는 것을 두려워했던 조지 6세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형인 에드워드 8세의 자진 퇴위로 어쩔 수 없이 왕위에 오르게 되고,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중대한 사안 앞에 서게 됩니다. 영화는 이런 상황에 내몰린 조지 6세가 장애를 극복하고 국민의 마음을 얻는 훌륭한 왕이 되는 인간 승리의 과정을 잔잔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피하려 했던 일을 떠맡은 자의 엄청난 부담감과 그것을 감당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우정이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리고 영국 국왕과 식민지 출신의 평민이란 도저히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버티와 라이오넬의 관계는 계급과 신분을 넘어서는 우정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아카데미뿐 아니라 골든글러브 및 다양한 비평가 협회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석권한 콜린 퍼스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말더듬이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낸 그의 열연은 굉장히 인상적인데, 영화의 각본을 쓴 데이비드 세이들러가 실제로 어린 시절에 말더듬이였기에 더욱 생생한 표현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 9월11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 2006, 감독: 알폰소 쿠아론)’이 방송됩니다. 클라이브 오웬, 줄리엔 무어, 마이클 케인, 치웨텔 에지오프, 찰리 허냄 등이 열연합니다.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인류는 미래가 없는 절망의 세계에 대한 은유입니다. 심지어 2027년 런던의 상황은 영화가 촬영되던 2005년 당시의 영국을 비롯한 세계의 정세와 무척이나 닮아있습니다. 런던 테러, 관타나모 수용소, 아부그라이브 교도소를 곧바로 떠올리게 됩니다. ‘칠드런 오브 맨’은 이민과 재생산이라는 동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예리하게 짚어냈습니다.
정치 현실을 날카롭게 반영하지만 액션영화로서의 매력도 큰 작품입니다. 특히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버드맨’ 등의 촬영을 맡았던 촬영감독 엠마누엘 루베츠키의 촬영이 압권. 원테이크로 12분 동안 촬영한 추격신과 교전 장면은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치열한 현실 정치의 현장을 생생하게 스크린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완전 강추^^


- 9월11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봉준호 감독 특집 2탄 ‘괴물(2006, 감독: 봉준호)’이 안방을 찾아갑니다.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고아성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나는 고등학교 때 한강에서 괴물을 보았다"
“고등학교 시절, 잠실대교 교각을 기어오르는 이상한 괴생물체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영화감독이 되면 이것을 꼭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말입니다.

늘 변함없이 우리 곁을 흐르는 한강, 가장 평화롭고 익숙한 그곳에서 어느 날 문득 공포스런 괴생물체가 출현한다면?예기치 못한 사건은 매점을 운영하는 강두 가족에게 감당하기 힘든 불행을 안겨줍니다.
특별할 것 없이 날마다 오징어를 굽고, 컵라면을 팔던 한 가족은 필연적인 이유로 괴물과 싸울 수밖에 없고,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만 갑니다. 영화 ‘괴물’은 바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직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잃고 싸우는 가족에 관한 영화입니다.
영화 ‘괴물’에는 보통의 괴수영화처럼 도시 전체를 짓밟는 거대한 괴물도 없고, 그 괴물과 맞서 싸우는 영웅도 없습니다. 오히려 보잘 것 없는 가족과,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외로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현실의 상황에 이야기의 중심이 있지요. 따라서 영화 ‘괴물’은 긴장감 넘치는 강렬한 화면들 속에서 한 가족의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통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영화적 재미를 선사합니다. 13,414,009명이 관람한, 한국영화 역대 최다관객 4위 작품입니다.(1위 명량, 2위 국제시장, 3위 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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