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은 칼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의 거리는?

유다은 / 기사승인 : 2016-04-27 12: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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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마음의 거리는 얼마인가?]


한국의 벼농사 즉 모심기 라고도 불리는 모내기는 일정한 간격으로 모를 심기 때문에 본 논의 재배관리가 쉬우며 집약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모와 모 사이의 간격은 얼마일까? 일반적으로 줄 사이 21cm 포기 사이 21cm 와 같이 정사각형식과 30cm와 15cm 로 심는 직사각형식이 있다고 한다. 우리의 주식으로 깊이 자리 잡은 모와 모 사이도 적당한 거리를 두지 않고서는 잘 자라기 어렵다. 너무 좁으면 잘 자라지 못해 이삭이 영글지 않게 되고 너무 넓으면 비 바람에 쓰러지거나 효용성 없이 쓸데 없는 땅의 면적을 차지 하게 되는 것이다. 한껏 푸르름을 뽐내는 봄 논을 바라보고 있자하니 불현듯 자연이 속삭이기 시작했다.


일정한 거리~. 자연은 바라보기만 해도 나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는데 정작 나는 어떤 경험이나 사건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숭고한 뜻을 알아차리지 못함에 숙연히 얼굴을 붉히게 된다.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얘기냐고? 귀신도 다 아는 얘기 지금부터 한번 홀라당 그 속내를 열어 볼까나?


자기 자신이나 또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와 교제를 하거나 결혼생활을 하면서 한두 번씩은 다투었던 일들을 털어 놓을 때가 있는데 가장 빈번하게 들었던 얘기중 하나가 휴대폰 때문에 벌어진 일들일 것이다. '사랑하니까 비밀이 없어야 하잖아.' '결혼 했으니 부부는 모든것을 공유해야지~.' '숨기는게 있으니까 휴대폰을 안보여주지 찔리는게 없으면 왜 비밀번호 안알려줘?' 라고 하면서 시작되는 사소한 말 다툼부터 '오늘 내 전화를 안 받았는데 일부러 내 전화만 안 받은거 아냐?.' '요즘 나한테 좀 소홀한 것 같은데 혹시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생겼나?' '집에 일찍 들어가 잠 들었다고 했는데 설마 나가서 놀다가 일부러 전화 안받고 거짓말 한 것은 아니겠지?' 하고서 엄청난 폭풍을 몰고 올 호기심이란 녀석을 작동시켜, 바야흐로 상대방의 전화기를 엿보아 무참하게 신뢰를 깨 부수는 일들을 감행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고는 한다.


부끄럽지만 나 역시 철없던 어린시절 양자 모두를 경험 했었고 두가지 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임을 뼈져리게 느낀바 있다. 물론 그 당시 몰래 본 휴대폰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며 나 자신의 부끄러움으로 한동안은 어색함과 불안함속에 지내야만 했고 결국엔 나 역시 그와 똑같은 상황을 겪고서 가슴 아픈 시간을 견뎌내야만 했다. 내 안의 의심이라는 경거망동한 놈을 깨워내서 상대방의 믿음과 신뢰를 져버린 댓가를 혹독히 치른 것이다.


이제는 지문인식이나 패턴으로 비밀번호를 해놓기에 더욱 다른이의 휴대폰을 열어보기 어려운데 얼마전 인터넷에 교제하는 사람 또는 반려자가 잠든 사이 패턴을 푸는 법에 대해서 자세히 동영상으로 찍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의 거리는 얼마일까? 특히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마음의 거리와 존중의 거리를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할것이며 오래된 사이 일수록 논에 모를 심듯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소중함의 거리를 잘 유지해야 하며 그것은 흔히들 애기하는 '밀당'과는 그 의미가 상이하게 다르다. 친구 관계도 사회적 관계도 예의를 지키고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거리가 필요하며 가까워 질수록 마음의 거리는 좁히고 존중과 신뢰의 거리는 넓게 가져야 성숙하고 아름다운 동반의 길을 잘 걸어 나아갈수 있다.


실례로 휴대폰 한가지만을 들었지만 너무도 많은 것들에서 우리는 마음의 거리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스운 예로, 여느 치약 회사에서 광고하던 입냄세 안나는 거리 46cm 또한 재미있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한 아이디어이며 누군가와 만났을 때는 악수의 거리를 또다른 누군가와는 포옹의 거리를 유지하곤 한다. 이렇듯 우리는 그것이 불편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을지라도 상대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마음의 거리를 잘 유지해야 더 좋은 관계로의 지속과 발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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